창원 태봉고 출신 안병준 씨 지난해 12월부터 체류…지진 이틀 전 카트만두 도착 이후 연락 닿지 않아

네팔로 여행을 떠난 안병준(20·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씨가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부터 연락이 끊겨 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2014년 태봉고를 졸업한 병준 씨는 지난 16일 네팔로 이동학습을 갔던 태봉고 학생들처럼 재학 시절 네팔로 간 경험이 있다. 네팔에 대한 인상이 좋았는지 병준 씨는 친구들에게 "그곳에 살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해왔고 네팔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연락하는 네팔인 친구도 제법 있었다.

병준 씨가 네팔로 떠난 건 지난해 12월. 그의 페이스북을 보면 학교에서 네팔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 네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하지만 병준 씨는 네팔 지진이 발생(25일)한 뒤부터 연락이 안 되고 있다. 부모는 "지난 23일 아들이 카트만두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지진이 난 뒤로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서 "밴드나 페이스북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연락을 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도 답이 없다"고 말했다.

안병준(가운데) 씨가 네팔 여행 중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병준 씨의 페이스북을 보면 지난 24일 오후 11시 46분께 프로필 사진을 바꾼 게 마지막 글이다.

그 글 아래에는 "병준아 연락 좀 해라", "아들 연락이 안 되느냐. 빨리 연락 좀 해라"는 아버지의 댓글이 남겨져 있지만 묵묵부답이다.

병준 씨 친구들도 연락이 되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있다.

태봉고 친구 ㄱ 씨는 "재학시절 네팔로 이동학습을 떠난 적이 있다. 네팔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지 병준이가 친구들에게 종종 거기서 살고 싶다면서 영어랑 네팔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재학 시절 병준 씨와 같은 기숙사 방을 썼던 ㄴ 씨는 "병준이가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않았고 SNS를 열심히 했는데 현재 연락이 되지 않아 더 걱정"이라면서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는데 확인도 안 하고 답도 없다"고 말했다.

병준 씨 부모는 언제 연락이 닿을까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병준 씨 아버지는 "아들 걱정 때문에 한숨밖에 안 나온다. 현재 외교부에 인상착의를 전달하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단순히 지진으로 통신이 안 될 뿐이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힘들다. 병준이가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지 않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울먹였다.

한편 외교부 측은 "현재 네팔 지진으로 한국인 부상자가 3명으로 확인됐으며 오인·중복 신고 때문에 정확한 한국인 실종자 수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지진 직후부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상황실과 신속대응팀을 운영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