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 거창 감악산 풍력단지 조성사업

정부가 오랫동안 전통적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에너지 공급체계에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하면서 무궁무진한 자연자원인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드물게 거창군이 친환경수도, 에너지자립도시를 천명하면서 관련 분야에 지속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복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재정적 한계에 허덕이지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미래 의제에 미리 대응하지 않는다면 거창군 미래도 없다는 확신에 따라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됐다.

◇거창의 강점과 풍력사업 추진 과정 = 거창군은 전체 인구의 60%인 4만여 명이 거창읍에 밀집해 있어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도시를 추진하기에 이점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 2013년 에너지 자립도시를 선포하고 에너지 자립률을 오는 2018년까지 18%, 2020년에는 30%를 목표로 에너지 절약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사업 등 크게 두 분야로 나누어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군 의지에 따라 사업성을 자신한 ㈜대명GEC는 지난 2011년 풍향계측을 설치해 현재까지 풍속자원을 분석한 결과 경제성이 담보되는 평균 6.3m/sec로 계측돼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감악산 풍력단지 조감도.

다른 지역에서의 풍력사업은 발전소 주변지역에 소음이나 전자파 등으로 민원이 발생해 종종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도 거창 감악산 풍력단지 조성은 이해당사자인 주민과 회사, 그리고 행정이 사전 충분한 교감을 통해 협력하고 양보하면서 모두가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어 의미를 더해 준다.

군과 시행사는 주민 갈등으로 사업 중단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고자 사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주민들에게 자세히 알리는 한편 민원 발생 근본 요인을 없애고자 두 차례 주민설명회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했다.

한편으로는 발전소 주변지역인 신원면과 남상면 주민대표 등 50여 명을 대상으로 경주 풍력 및 영암 풍력시설 견학을 주선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해당사자인 주민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함으로써 사업 관련 의구심을 없애는 데 노력했다.

◇사업 규모 = 이 사업으로 거창군 신원면 덕산리 산 57번지 일원에 14㎿(2㎿×7기), 타워높이 80m, 블레이드 지름 약 90m의 풍력발전시설을 갖추게 된다.

사업 검토 과정에서 남상면과 신원면 주민들은 지역 갈등을 없애고자 자체적으로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내놓는 등 협업의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별 다른 진통이나 주민 갈등 없이 지난 3월 12일 거창군, 거창풍력㈜, 한국남동발전㈜, 주민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들어갔으며, 올 연말까지 사업이 완공돼 상업운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 이 사업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연간 2만 7000㎿ 전력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4인 가구 기준 거창군 전체 2만 7400가구의 29%에 해당하는 79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따라서 이 사업은 거창군 에너지 자립도시의 꿈을 이뤄줄 전진기지라고도 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1만 1900여 t 절감과 20년생 소나무 280만 그루 조성 효과가 있어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미래 국가 성장 전략에도 들어맞는다.

거창군은 감악산 풍력단지 조성과 함께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송정 도시개발지구 신재생에너지 융복합도시 조성, 민간투자 햇빛발전소 건립, 패시브하우스 민간 보급사업 등 오는 2020년까지 모두 12개 단위사업에 1354억 원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일련의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이들 관광자원을 패키지로 연결하는 관광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 이 일대가 남부권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