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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피고인 잘 모르고 변호사도 '시큰둥'

[기자가 쓰는 법정상식] 국민참여재판 왜 드물지?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5년 04월 27일 월요일

2014년 9월 15일 창원지방법원 313호 중법정.

ㄱ 씨는 2012년 6월 22일 김해시의 한 편의점 앞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 13개(1만 8500원) 상당을 훔쳤다. 이후 편의점 출입문을 깨고 들어가 ㄴ(23)에게 발각되자 ㄴ씨의 얼굴을 때리고 발길질했다. 이어 혈중알코올농도 0.093%의 술에 취한 상태로 약 500m 구간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기소단계에서 ㄱ 씨는 강도상해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하지만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은 상해에 대해 무죄평결했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가벼워 강도상해로 보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준특수강도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죄를 적용하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결국 재판부(재판장 차영민 부장판사)는 배심원 전원의 '징역형의 집행유예' 의견을 받아들여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처럼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 입장에서 죄의 유무나 양형 선고에 도움을 받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애초 예상과는 달리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는 사례는 드물다.

국민참여재판이란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재판부에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형사재판의 형태다. 배심원 숫자는 법정형이 사형·무기인 사건은 9명, 그 외는 7명(범행 인정 시 5명)이며 법원은 5명 이내의 예비 배심원을 함께 선정한다. 배심원은 사실의 인정, 법령의 적용 및 형의 양정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권한이 있다. 다만, 판사는 배심원의 결정에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왜 국민참여재판 신청이 많지 않을까. 서울남부지법의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참여재판을 신청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법관이 하는 재판이 더 공정할 것 같다'가 가장 많았다. 이어 '일반인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결과가 더 불리할 것 같다'가 있었다.

피고인에게 이를 주선해줄 변호사들도 시큰둥하다. 한 변호사는 "수임료는 차이가 없는데 참여재판이 준비할 게 훨씬 많다. 참여재판이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도 없어 무리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피고인이 참여재판을 선택할 시간도 충분치 않다. 검찰이 기소하면, 즉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오면 법원은 즉시 피고인에게 공소장을 보낸다. 피고인은 공소장을 받고 1주일 내에 참여재판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현행 법률은 피고인이 기간 내에 신청한 사건에 대해서만 법원이 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이때는 대부분 변호사 선임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선임 직후 단계이므로 신청 기간을 넘기기 쉽다.

피고인의 신청 기간을 대폭 늘리거나, 일정한 요건을 갖춘 중죄 사건은 피고인의 선택과 상관없이 참여재판에 회부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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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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