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도교육청·경남도로부터 '검토 더 필요' 답변 받아…김 의장 "시간은 더 줄 수 있다"

경남도의회 학교 무상급식 중재안을 두고 도교육청은 학부모·교육가족 의견 청취가 더 필요하다며, 경남도는 각 시·군 의견 취합을 이유로 수용 결정 시한을 미뤄달라고 도의회에 요청했다. 김윤근 도의회 의장은 시간은 더 주겠지만 두 기관이 긍정적으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1일 도의회가 중재안을 발표하며 정한 양 기관 답변 마감 시한은 24일 오후 2시였다.

마감 시한이던 24일 오전 11시 도교육청은 의령·합천교육지원청을 방문 중인 박종훈 교육감을 대신해 전희도 부교육감이 김윤근 의장과 조우성 부의장을 찾아 의견을 전달했고, 경남도는 같은 날 오후 1시 20분 하병필 기획조정실장과 윤인국 정책기획관이 방문해 김 의장에게 의견을 건넸다.

도교육청은 도의회 방문 직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교육감 의견서를 설명했다.

박 교육감은 의견서에서 "대의기관으로서 도의회가 현안 해결을 위해 깊이 고심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도 "무상급식 대상이었던 학생을 소득에 따라 선별해야 하는 도의회 중재안은 제가 가진 신념과 철학, 교육자로서의 가치에 비추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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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11시 경남도의회 의장실에서 김윤근 도의회 의장이 전희두 도교육청 부교육감으로부터 학교 무상급식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도교육청(박종훈 교육감) 의견서를 전달받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남도의회

그러면서 "무상급식 문제는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 가족, 나아가 도민 모두의 관심사가 됐고, 지역에서도 중재안에 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하는 게 교육감으로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학부모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으겠다. 교육청에서는 교육관련 단체와 토론으로 의견을 모아나갈 것"이라며 "이런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서 도교육청 공식 견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헌욱 도교육청 행정국장은 "이틀이라는 짧은 기간에 가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학부모 의견을 듣고 나서 늦지 않은 시일에 다시 의견을 도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며, 5월 중순까지 교육청 최종 의견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행정국장은 "원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방안, 거부하는 방안, 나름대로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도의회에 수정안을 내서 협의해달라고 건의하는 방안 3가지 중 어떤 선택을 할지 학부모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도 도교육청과 마찬가지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도 윤인국 정책기획관은 24일 오후 2시 30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윤 기획관은 "중재안은 도와 시·군이 532억 원을 부담해야 하므로 재정 여건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중재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려면 재원을 분담해야 할 시·군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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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1시 20분 경남도의회 의장실에서 김윤근 도의회 의장이 하병필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학교 무상급식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경남도 의견서를 받고 있다. /이시우 기자

특히 '교육청의 최종적인 결정을 보고'라는 단서를 달아 시장·군수 정책회의를 열어서 도의회 중재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기획관은 이날 오전 도교육청 입장 발표와 도 입장은 관계가 없다면서도 "도교육청의 중재안 수용 여부가 나왔다면 '교육청 최종적인 결정을 보고'라는 문구는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의 중재안 수용 여부는 도교육청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하지 않을 것임을 사실상 밝힌 셈이다. 더불어 시장·군수 정책회의도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경남도는 윤 정책기획관 브리핑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20분 이런 도청 의견을 하병필 기획조정실장을 통해 김 의장에게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중재안에)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양 기관이 협의를 해서 TF를 구성해 앞으로 더 발전적으로 가자고 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잘 협의해나가면 도민이 수긍할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도교육청도 학부모 의견을 더 듣고 결정하겠다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솔직히 어떤 학부모인지 잘 모르겠지만 도도 시장·군수, 시의원들과 상의를 해서 이른 시일 내 얘기해달라"며 "저는 문제가 불거질 시점부터 줄곧 급식 중단만은 막아야 한다고 얘기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됐다. 도의회도 고민을 많이 했고, 최선을 다해 낸 안이다. 시간을 더 갖고 긍정적으로 판단을 잘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앞서 전희도 부교육감에게도 "다 잘 되고자 중재를 하는 것이고 하니 시간은 더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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