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신문 발자취 이어 1일 출범…무상급식 속보부터 연애 섹션까지 '야무진'콘텐츠로 승부

진주 지역 신생 인터넷 언론의 출발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일 홈페이지를 여는 것으로 본격적인 출범을 알린 <단디뉴스>(www.dandinews.com ) 이야기다.

'진주 지역 새로운 대안 언론', '시민이 만드는 지역 뉴스 매체'를 내세운 <단디뉴스>는 지난 2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먼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씩 자체 콘텐츠를 생산하며 점점 활동이 활발해지더니 급기야 '좋아요' 수에서 웬만한 지역 미디어 페이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22일 현재 〈단디뉴스〉 페이스북 페이지는 1418명이 좋아요를 눌러 경남신문(1304명)을 앞서고 있다.

"지역 대안 언론 역할을 하던 <진주신문>이 지난달 말로 강제 폐간됐어요. (<진주신문>은 지난 2012년부터 휴간 상태였다.) 그동안 진주 지역에 대안 언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계속 있었지요."

<단디뉴스> 권영란 대표는 <진주신문> 편집국장을 맡았었다. 신문이 휴간하긴 했지만 그는 진주 지역에서 꾸준히 언론 활동을 해왔다.

권영란 대표.

"지난해까지는 '진주같이'란 단체에서 같은 이름으로 매달 한 번씩 신문을 만들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도 지쳐서 여름부터는 중단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방안을 찾다가, 어차피 대안 언론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있으니 인터넷 언론을 새로 하나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어요. 종이 신문은 어차피 경제적인 여건이 안 되고, 요즘 시대에는 그리 파급력도 없고 하잖아요. 그렇다면 누가 전적으로 이 일을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다들 생업이 바빠서 어렵다고 그러더라고요. 결국 제가 총대를 멨지요."

<단디뉴스>는 현재 취재기자 5명, 시민기자단 40여 명이 뉴스를 만들고 있다. 권 대표가 편집장을 겸하고 <서경방송>에서 보도팀장을 하던 이영호 기자가 취재팀장을 맡았다. 신생 인터넷 언론으로서 어떻게 인지도를 높일까 고민하던 권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공식적인 출범을 두 달 앞두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먼저 만든 이유다.

페이지 좋아요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건 <단디뉴스>가 홈페이지를 열고 시작을 알린 지난 1일이다. 이날 무상급식이 중단되면서 진주 지수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솥을 걸고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해 먹였다. 권 대표는 이것이 인지도를 높일 기회라고 생각했다.

〈단디뉴스〉 홈페이지.

"1일 오후 4시 1분이 홈페이지 오픈 예정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이날 지수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직접 밥을 해서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요. 이걸 다른 언론들도 분명히 취재를 할 거고, 같은 시간에 보도를 했다가는 우리는 티도 안 나겠더라고요. 당시 학부모 중에 시민기자가 있었지요, 전화 통화를 하면서 기사를 급히 쓰고, 시민기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사진부터 보내라고 그랬지요. 그리고 이걸 오픈도 안 한 홈페이지에 올리고, 다시 페이스북에 공유를 하고, 시민기자들에게 빨리 공유를 하라고 그랬지요."

이 기사는 이날 오전 10시 '속보 - 단디뉴스 오픈도 하기 전 첫 기사'란 간판을 달고 페이스북에 공개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경기도 부천시에 본사를 둔 <콩나물신문>에서 바로 이 기사를 자기네 홈페이지에 가져다 써도 되느냐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이날 페이스북 페이지는 좋아요 수가 순식간에 13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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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남다른 출발이었지만 갓 출범한 언론사를 본궤도에 올리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현재 <단디뉴스>에서 취재와 편집을 담당하는 이는 사실상 권대표와 이 팀장 두 명이다.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는 이들의 말은 엄살이 아니다. 취재하는 시간도 빠듯한데 인터넷 편집까지 해야 한다. 시민기자들이 보낸 기사들도 그대로 홈페이지에 올리기에는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일일이 기사 문장을 고치고 관련 사진도 찾아야 한다.

상황이 힘들어도 <단디뉴스>는 대안 언론으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있는 여러 섹션이 이를 증명한다. 음악과 여행 등 사는 이야기 섹션에 지역에 있는 젊은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사례다.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연애&섹스' 항목도 잘만 운영하면 '킬러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경상도 말로 '단디'는 '단단히, 야무지게'란 뜻이다. <단디뉴스>가 진주 지역에서 대안 언론 노릇을 '단디' 할지 꾸준히 관심을 두고 지켜보면 좋겠다.

〈단디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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