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년 전 공룡 발자국 '뚜렷'

△이름 : 고성계승사백악기퇴적구조(固城桂承寺白堊紀堆積構造)

△지정번호 : 천연기념물 제475호

△지정일 : 2006년 12월 05일

△관리자 : 고성군수

△소재지 : 고성군 영현면 대법리 산 17-2

△종류 : 화석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금태산이 남해 바다를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 자리 잡은 계승사(桂承寺)에서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백악기(白堊紀)의 자연환경을 엿볼 수 있다.

1억 년 전 공룡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기에는 경남 남해안 일대가 커다란 호수였다. 침식이 강한 해안을 중심으로 당시 퇴적층이 드러나면서 공룡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사찰에 들어서서 왼쪽을 바라보면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여 있는 평평한 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위에는 잔잔한 파도가 끊임없이 일면서 형성된 물결 흔적이 남아 있다.

지층이 여러 겹으로 나타나는 것은 당시의 환경이 일정하지 않아 종류, 크기 그리고 성분이 다른 물질들이 퇴적됐기 때문이다.

암석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인 '혼펠스'이다. 퇴적암에 화성암이 뚫고 들어오면서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해지는 변성과정을 거친 것이다.

백악기의 물결을 뒤로한 채 대웅전 오른쪽 계단을 오르면 백악기 대형 용각류(龍脚類)의 보행열이 나온다. 1억 년 전 이 일대가 호수일 때 거대한 용각류가 걸어간 흔적이다. 발자국은 모두 7개, 크기는 67㎝, 90㎝이다. 또 보행열과 가까운 대웅전 북편에 2~10mm 크기 빗방울 자국이 4㎡의 성층면에 잘 찍혀 있다.

1억 년의 잠을 깨운 것은 계승사다. 신라 문무왕 15년(675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1593년(선조 25년)에 임진왜란 때 방화로 소실되었으나 1963년 금진 법진스님이 재건했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 말 이성계가 왜구를 토벌하러 왔다가 계승사에 머물며 조선 창건의 꿈을 키웠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계승사가 있는 산의 이름을 금태산(金太山)이라 지었다고 한다.

1억 년의 시간을 뚫고 흘러나오는 석간수(石間水)는 각종 질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봄의 생명력과 신비로운 지구의 역사를 느끼며 석간수를 한잔 들이켜고 싶은 이들에게 계승사를 추천하고 싶다.

/이찬우(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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