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보도자료만 평균 10건 이상 읽는다. 그중 정책자금 홍보, 참가업체 모집 등 '정보'는 인터넷 검색으로라도 확인할 수 있게끔 기사로 작성한다.

업체·기관 보도자료에 오보나 오기가 아닌 이상 거짓말은 없다. 하지만 곱씹어 봐야 할 경우는 많다.

4월 초, 경남도는 '경남도가 해외수출계약을 하고도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긴급 지원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경남도가 협의를 주선해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성과를 냈다는 내용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말은 좀 다르다. 이 업체의 경우 신용보증 5억 원이 지원된 상태인 데다 요청자금 액수가 커 추가 지원에 위험 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중진공은 지원평가에서 탈락해도 재심실무위원회가 있고 리스크를 줄이고자 좀 더 심층 검토 후 정책자금 13억 원 융자지원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건에서 경남도는 중개 역할을 했다. 자금 지원과 재심의, 리스크 책임은 중진공이 안고 공은 경남도가 안았다. 직접적인 지원을 한 것도 아니고 생색내기 아니냐는 물음에 경남도 담당자 역시 "회의 주선하고 생색내기 부분이 없잖아 있다. 반대로 우리가 나서지 않았으면 그 업체는 지원 못 받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영.jpg
창원시 기업의 날 시책 관련 '창원시는 기업 신청에 따라 기간을 선정하고 대대적인 기업홍보활동을 펼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창원시가 기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뉘앙스이지만 참여 기업은 투자와 홍보금액 부담이 있다.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는 경우는 없는지, 소문난 밥상에 '무상식사'가 가능한지 보도자료를 꼼꼼이 취재해야 하는 이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