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고 6.80m 높이 15.60m 달해…천연기념물 고창 팽나무보다 커
창원시 대산면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우리나라 팽나무 중 가장 큰(흉고 둘레) 나무가 확인됐다.
15일 창원시 대산면 북부리에 있는 이 팽나무 노거수를 찾아 크기를 측정한 결과, 흉고둘레 6.80m·높이 15.60m·수관폭 27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천연기념물 제494호로 지정된 전라북도 '고창 수동리 팽나무'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고창 수동리 팽나무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팽나무 중 흉고가 가장 큰 나무로 알려져 있다.
노거수 크기를 확인한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는 "나무가 오래되면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데 이 나무는 그렇지 않다. 성장가능성이 있다"며 "훼손도 적은데다 수형과 상태가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 노거수가 역사·문화적 가치도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노거수는 대산면만의 독특한 노거수 문화를 보여줍니다. 대산면은 퇴적평야인데요. 곳곳에 동산이 있습니다. 예부터 이 동산 주변을 두고 사람들이 마을을 형성했습니다. 특히 이 동산 꼭대기에는 노거수가 있습니다. 마을 신목이나 당산목 역할을 하는 거죠. 따라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습니다."
희소가치도 충분하다. 창원시 지정 노거수 팽나무보다 크고, 전국 천연기념물인 고창 수동리 팽나무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호수 지정 주체인 창원시는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이 팽나무는 시·군보호수 로 지정돼 있지 않다.
시·군보호수 지정은 신청을 받아 진행하지만 창원시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시 산림녹지과는 노거수 존재만 확인한 채 규모에 대해선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산림녹지과는 해당 노거수 관리만 하고 있다.
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노거수 규모가 고창 수동리 팽나무보다 크다는 설명을 듣자 그제야 "지정 가치는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보호수 지정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