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 "바라는 건 하나뿐 내 가족 꺼내달라"

"왜 내 딸 은화가 배 속에 일 년을 있어야 하죠? (바라는 거)하나밖에 없어요. 우리 가족 꺼내달라고. 얼굴만이라도, 뼈라도 찾게 해달라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일 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실종자 9명은 배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도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여전히 물음표다.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46) 씨는 14일 시사 팟캐스트(podcast) <우리가 남이가>에 출연해 "죽지 못해 살고 있다"며 가슴에 맺힌 한(恨)을 담담하게 꺼냈다.

아이를 먼저 떠나 보낸 부모의 마음을 누가 알까. 더구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일 년이 됐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한 부모의 마음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부모의 가슴은 눈을 감을 때까지 아프다.

"내 생명보다 소중한 자식을 잃었습니다. 내 새끼 평생 못보고 삽니다. '유가족이 벼슬이냐? 8억 주면 됐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제 아픔을 알까요? 왜 돈으로 취급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저는 딸 시신도 찾지 못했습니다."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가 "죽지 못해 살고 있다"며 가슴에 맺힌 한(恨)을 담담히 풀었다./김민지 기자

이 씨는 분향소에 갈 수도 없고 영정사진도 못 걸어둔다. 은화가 실종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인이 꽃 하나 놔두려고 분향소에 갔는데 은화 사진만 있고 이름표가 없다고 그러더군요. 실종자니 위패(位牌)가 없는 거죠." 이 씨의 두 눈에 눈물이 흘렀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이 씨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잊지 않겠다"던 사람들의 다짐이 누렇게 바래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일부는 마음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

"실종자를 꺼내달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면 일부는 '실종자가 있어요?'라고 물어요. 방송을 보면 실종자 인터뷰는 없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살고 있어요. 왜 내 딸이 배 속에 일 년을 있어야 하죠? 실종자 9명을 찾아 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인가요?"

이 씨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정부와 사람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가만히 있으라'는 잘못된 안내, '전원 구조' 등 언론의 오보, 참사 직후 정부의 대응과 진상 규명 과정에서 생겨난 불신….

이 씨는 배 속에 있는 은화가 자신보다 더 힘드니까 참고 산다고 했다. 은화를 거기 내버려두는 게 싫어서 더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

이 씨의 곁에 항상 은화가 있다. 이 씨의 목에는 딸의 학생증과 명찰이 걸려 있다. 집에 있으면 은화가 걸어다닌다.

"은화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만져보고 싶습니다. 과연 이 나라에서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요? 세월호가 초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존엄성이 무시되지 않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합니다. 실종자 9명 다 돌아올 수 있게끔, 일상생활 할 수 있게끔 국민이 함께해주시고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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