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침 하나로 마을 어르신 마음 훔친 꽃중년…허리 다친 후 배운 봉침으로 봉사활동

"사는 동안 봉침 치료 무료 봉사 마일리지 1만 시간 달성이 목표입니다."

양산시 북부동 장동마을 박원현(63·사진) 통장은 통장직 수행 이외에 틈틈이 어르신들에게 무료 봉침치료 봉사를 한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1999년 7월 시작한 봉침치료 봉사활동은 올해 2000시간을 훌쩍 넘겼다. 이달까지 무료 봉침 시술자만 해도 5년 9개월 동안 2만 5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부터 '봉침 치료 재능봉사 1만 시간'을 목표로 정한 박 통장은 마음이 급하기만 하다. 박 통장은 "1년에 400시간을 봉사활동하려면…일주일에 2번 봉사를 하면 8시간(1회 4시간), 월 32시간을 하게 된다"며 "월 32시간을 1년간 하게 되면 1년에 384시간 봉사 마일리지를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000여 시간 봉사 마일리지를 적립했는데 나머지 8000시간을 채우려면 앞으로 20년이 더 걸린다"며 "목표를 정하고 보니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박 통장은 "앞으로 20년이면 83살까지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데 목표를 세우고 보니 나 자신의 건강이 걱정됐다"며 "그래서 봉사를 위해 더욱 몸을 챙기게 되는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잘 먹던 술도 먹지 않고 스키 타기와 산악자전거(MTB) 랠리에도 더욱 열심히 참가하는 등 열혈 운동 마니아로 거듭나고 있다.

박 통장이 봉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9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가죽 모피 도매업을 하던 중 스키를 타다 허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하면서부터.

양산에서 초·중·고를 나온 박 통장은 군 제대 후인 1976년 서울의 무역회사에 입사해 구매부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모피 도매업이 잘 되던 시기 운동을 좋아했던 박 통장은 뜻하지 않은 허리 부상이라는 큰 사고를 당하면서 고향인 양산으로 오게 되고 자연히 민간 의술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다시 걷겠다는 일념으로 독학으로 시작된 봉침 공부는 전국 봉침 대가를 찾아가 기술을 전수하는 등 한마디로 벌침에 일가견을 갖게 됐다. 2009년 (사)한국평생교육기구자격검정위원회로부터 '벌침관리사 1급 자격'을 취득하고 2011년에는 '벌침요법 교육사'를 취득했다.

벌침 관련 자격증 외에도 자신의 허리 부상 재활을 위해 1993년 7월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난 2003년부터는 산악자전거 랠리에도 참가했다. 특히 허리 부상 사고를 잊고 싶었던 스키도 이제는 중급 실력을 갖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등 초인적인 힘을 배양하고 있다.

박 통장은 2009년 '양산 큰그랑 봉사단'(회장을 거쳐 현재 고문)을 발족해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마을 경로당 등지에서 매월 50여 명에게 벌침 봉사활동을 했다. 이런 박 통장을 눈여겨보던 주위 사람들의 추천으로 2010년 초부터 통장을 맡아오고 있다. 또 4년 전부터 동원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벌과 건강생활' 강좌로 주 1회 봉침 강의를 하고 있는 등 교수 통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 통장 마을은 예전 양산군청이 있던 지역이었으나 군청(시청) 이전과 물금 신도시 조성 등으로 마을이 구도심으로 분류됐다. 청년은 없고 노인만 있는 마을이 되면서 박 통장의 봉침 봉사는 '맞춤형 마을 통장'이라는 정평이다.

박 통장은 "허리 치료를 위해 배웠던 봉침으로 주위에 은덕을 갚는다는 심경으로 봉사를 해왔다"며 "마을에 근골격계 질환 노인 환자가 많아 봉침 치료 봉사활동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1만 시간 봉사 마일리지 목표를 정한 박 통장은 올해부터는 중앙동 통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중앙동 내 17개 마을 통장의 권익을 도모하고 있다. 또 내달 초에는 모교인 양산초등학교 총동창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