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자유로운 광고'중 궁금증 자아낸 내용

경남도민일보 10·11면 하단에는 '자유로운 광고'라는 코너가 있다. 2010년 시작했으니 5년 가까이 됐다. 이 공간은 광고를 의뢰하는 분들이 비용을 알아서 주는 식이다. 독자들에게 지면을 내어드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비영리단체에서 의뢰한 의견·주장·축하·행사 알림·청혼·부음·감사 인사 등의 내용으로 채워진다.

지금은 주로 행사 알림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도내 현안에 대한 의견광고, 그리고 지인 결혼 축하 사연 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자들이 아직도 궁금해하는 내용이 몇 있다.

먼저 지난해 10월에 게재된 '사과문'이다. 그 내용은 이랬다.

'2013년 11월 11일 아침 9시경, 창녕군 ○○면 ○○리에 계시는 ○○○ 씨 내외분께 무례하게 모욕적인 말씀을 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두 분께 정신적으로 피해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올림-'

지난해 10월 '자유로운 광고'에 게재된 사과문.

어떠한 잘못을 했길래 신문지면에 사과문까지 올린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독자는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에 전화까지 걸어와 묻기도 했다.

내용 속 당사자들을 아는 창녕 주민이 이 내용의 전후 사정을 대략 전해주었다. "평소 아주 친하게 지내던 이웃 간인데, 오해살 만한 일이 좀 있었다고 합니다. 화가 난 쪽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해서 경남도민일보 자유로운 광고에 관련 내용을 담았다고 합니다. 신문에 그렇게 나가고 나서는 화해하고 잘 풀렸다고 합니다."

'자유로운 광고'가 이웃 간 화해에 작은 도움이 됐다고 하니 뿌듯한 일이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공개구혼' 광고가 게재됐다. 이런 내용이다.

'여기 한 노총각을 소개합니다…… 한 직장에서 16년간 근무해온, 직장 일에 바빠서 아직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창원 촌놈이랍니다. 금년엔 꼭 결혼해서 고향 노부모님 시름 덜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도 이제 짝을 찾고 싶다네요. 자세한 건 제폰으로 직접 연락주세요. 담임목사인 제가 보증합니다.'

이 광고는 당사자 동의 아래 지인이 의뢰했다. 광고를 한 사람은 '부부의 날'을 만든 권재도 목사다. 3개월가량 지난 지금 좋은 소식이 있었을까? 광고에서 자신에게 연락 달라고 한 권 목사에게 물어보았다.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전화 한 통 오지 않았습니다. 광고 나간 이후 주변에서 이야기 꺼내는 분들은 많아요. 그런데 '아직 장가 안 갔다며'와 같이 툭툭 내뱉는 말들뿐입니다. 도움보다는 오히려 당사자한테 상처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결혼추진위원장을 자처하고 있는 권 목사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남자 분을 위해 무료결혼식까지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경남 쪽에 인연이 없다면 눈을 돌려서 출향한 여성 중에서 찾아볼까 합니다. 그것도 안 되면 펼침막이라도 내걸어야지요. 이 남자분은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고 말하길래, 저는 '좋은 사람 만나기 위한 것인데 그 정도 부끄러움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했죠."

당사자보다 권 목사 열성이 더 대단한 것 같다. 그런데 '자유로운 광고'가 이 분들에게는 별 도움 못 됐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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