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창원시 마산합포구 정아식당

봄을 맞아 산·들·바다에서 다양한 식재료가 나오고 있다. 육지와 바다의 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찾았다. 바로 봄철 별미인 도다리쑥국이다. 도다리와 쑥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감동이 두 배다. 요즘 음식점마다 도다리쑥국을 특별 메뉴로 붙여 놨다. 어느 가게 가서 맛봐야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 쪽으로 향했다. 새벽에 경매를 통해 생선을 판매하는 마산수협공판장 인근에 어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선전문 식당이 있다고 해서다. '정아식당'이라는 이름과 위치만 듣고 가게를 찾아갔다. 손님이 뜸할 시간대인 오후 4시쯤 찾아갔더니 문이 닫혀 있다. 인근 상인은 '정아식당'은 새벽부터 점심때까지 장사를 한다고 정보를 줬다.

다시 한 번 점심때 찾아갔더니 조그마한 가게는 손님이 많아 분주했다. 아주머니 3명이 손님들에게 낼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낡은 빌딩 2층에 있는 허름하고 좁은 식당인데, 다들 어떻게 찾아왔는지 신기했다. 아는 언니, 친구와 함께 일한다는 감영화(49) 사장은 "단골손님이 많다. 수협 직원도 있고, 어부도 있고, 상인도 많이 찾는다. 아는 사람은 계속 찾아온다"고 말했다. '아이 이름이 정아'라서 '정아식당'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12년 정도 종업원으로 일하다 이곳을 인수해서 가게를 운영한 지는 3년이 됐다고 했다. 예약 손님, 배달 손님이 많다고 했다.

봄철 메뉴로 도다리쑥국, 도다리미역국, 도다리찌개가 적혀 있다. 도다리쑥국을 주문했다. 커다란 뚝배기에 도다리쑥국이 가득 담겨 나왔다. 육수에 된장을 풀어 넣고 생물 도다리와 노지 쑥, 미더덕을 넣었다. 들깨도 들었다.

된장과 들깨를 넣은 정아식당 도다리쑥국./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사장은 "맑은 국물이 아니라 된장을 풀어서 만드는 방식은 거제 방식인데, 나는 거기에 들깨를 좀 더 넣고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손님들이 워낙 들깨를 좋아해서 많이 넣는다고 했다. 간간한 국물 맛에 쑥향이 향긋하게 나서 입맛을 돋웠다. 국물이 넉넉하다. 음식을 나르던 아주머니는 "지금 도다리쑥국은 약이니까 국물까지 남기지 말고 다 먹어요"라고 했지만, 국물 양이 만만치 않다.

도다리는 경매에 나온 것을 중매인을 통해서 당일에 산다고 했다. 해산물은 중매인에게 주문하고, 반찬거리는 인근 어시장에서 주로 산다. 밑반찬은 생선구이, 나물, 김치, 두부 등으로 푸짐하게 나왔다. 오랜 기간 음식을 만들어 온 손맛이 느껴졌다.

도다리미역국은 들깨가루가 들어가지 않고 맑게 나온다.

'정아식당'은 보통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문을 여는데, 아침 시간에 오는 이들도 많다. 수협 경매를 끝내고 수협 직원이나 생선을 사러 온 이들이 이곳에서 허기를 달랜다는 것. 그래서 정식이라는 메뉴가 있다. 그때그때 나오는 식재료로 만든 국과 반찬이 주요 메뉴다. 도다리쑥국 메뉴에서 도다리쑥국이 빠진 음식들이 나온다. 식당은 점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손님이 끊기면 문을 닫는다.

01.jpg
▲ 정아식당 상차림./김구연 기자

생선매운탕 메뉴가 따로 있지만, 가게에 오는 어부들은 자신들이 잡은 고기를 가져와 장만해서 음식을 해달라고 한다. 회를 떠달라는 사람도, 매운탕을 끓여달라는 이도 있다. 가게를 찾아간 날에도 손님 한 분이 꽁치를 가져올 테니 회를 떠 달라고 하고 갔단다.

감 사장은 "우리 집은 생선이 주요 메뉴다. 아무래도 인근에서 싱싱한 생선을 가져와서 재료로 쓰니 좋아들 하시는 것 같다. 재료가 좋으면 맛이 좋다.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장어, 겨울에는 물메기로 음식을 만든다. 도다리도 도다리지만, 겨울에 물메기가 진짜 맛있다"며 웃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정식 5000원 △갈치(병어)조림 1만 원 △생선매운탕 1만 원 △도다리쑥국 1만 2000원 △도다리미역국 1만 2000원 △도다리찌개 1만 원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산1길 153(남성동 250-5)

◇전화 : 055-223-0049

18.jpg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