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자전거·승합차 등하교 편리하지만…사고 위험도

[세월호 1년…내 아이 안전하나] (2)자전거·승합차 등하교 안전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5년 04월 13일 월요일

10일 오전 7시. 학교 정문 앞에 승합차 한 대가 정차한다. 문이 열리자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튀어나온다. 한쪽엔 공영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 '누비자' 터미널 앞이 자전거를 반납하려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 있는 한 고등학교 앞 풍경이다. 이처럼 많은 학생이 이용하는 자전거와 통학용 승합차는 과연 안전할까.

◇자전거 사고 후 꿈을 잃은 아이 = 올해 중학교 3학년인 김모 군은 그날 일을 잊을 수 없다.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김 군은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에 있는 안민고개를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었다. 사이클 선수가 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해 사이클부가 유명한 학교로 전학한 지 4개월이 채 안 된 때였다. 원이대로에 있는 자전거도로를 달리던 김군은 교차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차량용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는 것을 봤다. 횡단용신호나 자전거신호가 없는 곳이었기에 차량용신호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김 군은 곧바로 교차로에 진입했다. 그 순간 우측에서 튀어나온 택시가 김 군을 들이받았다.

"몸이 1m가량 붕 떴어요. 죽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순간 들더라고요.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어 머리를 다치지 않았습니다. 안 그랬으면 더 크게 다칠 뻔했죠." 김 군의 설명이다.

이 사고로 김 군은 무릎 성장판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의사도 장담하기 어렵다. 문제는 또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지난 10일 오전 7시 창원시 의창구 한 고등학교 앞 풍경. 학생들이 통학용 승합차에서 내려 등교하고 있다.

"퇴원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눈앞에 신호등 노란불빛이 보였어요. 순간 심장이 급격하게 뛰더라고요. 너무 놀라 소름까지 돋았어요. 시야에서 사라졌는 데도 고개를 들기가 두려웠어요."

김 군은 자전거 안전과 연관된 문제점들을 한둘씩 짚어갔다. 그는 자신 사례처럼 자전거신호가 없는 곳이 많아 또래 친구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야간에 보호장비 없이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자전거도로 노면이 거친 곳이 많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자동차도로로 진입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안전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등하굣길 교통수단으로 애용하는 누비자 자전거도 문제가 심각했다. 김 군은 친구들 10명 중 7명이 누비자 자전거를 타다 사고 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군은 사고를 방지하려면 '3초'가 중요하다고 했다. 운전자가 3초라는 짧은 순간 주변을 한 번만 제대로 살피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군과 사고를 낸 택시는 정지선을 위반해 정차해 있다가 신호가 바뀌자 곧장 출발했다. 택시 운전자가 3초 후 출발했더라면 어땠을까.

◇불법 통학용 승합차 = 시내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이 부담스럽다. 통학용 승합차는 이들 고민을 해결해주는 방안 중 하나다. 학교 앞 등하굣길 풍경 속에서 통학용 승합차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창원에 있는 한 여고 교사는 "동읍·북면 등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사는 학생들은 대부분 승합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업을 목적으로 개인이 자가용을 이용, 통학용 승합차 운영을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경남도 교통업무 관계자는 "개인이 자신의 승합차를 영업에 이용하는 것은 애초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상 허가요건이 아니다"라며 "적발 시 운행정지 180일에 번호판을 회수당하게 된다. 특히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속을 피해 운송용으로 허가받은 차량을 몰래 통학용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10일 오전 한 통학용 승합차가 고등학생들을 하차시킨 뒤 적재함에서 '○○학원' '△△어린이집'이 적힌 표지를 꺼내 차량 측면부에 붙이는 것을 목격했다. 운전자에게 그 까닭을 묻자 "아침엔 통학용 승합차로 이용하고 오후엔 학원이나 어린이집 차량으로 이용한다. 그렇지 않고선 벌이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즉 유상운송 허가를 받고서 불법으로 통학용 승합차 영업을 한다는 설명이다.

통학용 승합차가 법 테두리 안에 있지 않아 발생하는 안전문제는 심각하다. 버스기사나 택시기사가 받는 정기 건강검진이나 안전교육은 승합차 운전자가 별도로 받지 않는 이상 강제가 어렵다. 따라서 언제든 운전자 건강상태에 따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승합차 운전자가 자동차 종합보험에만 가입하고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상 예외 조항에 걸려 대형사고 발생 시 타고 있던 학생은 보험사로부터 보상받을 길이 없다. 따라서 '유상운송 특약' 조항 가입 확인은 필수다. 한편 오래된 승합차를 영업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차량관리 상태나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강제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반면 시내 외곽지역에 사는 학생들과 이들 학부모는 편의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마을버스나 시내버스 노선이 많지 않은 데다 최근 버스사고가 이어지면서 승합차 통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면에 사는 한 고등학생은 "학교 앞까지 편하게 앉아서 올 수 있어서 좋다. 버스비와 비교해 금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며 승합차 통학 편의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통학용 승합차 양성화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버스업계나 택시업계 등 유사 업종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 앞에서 위험 사각지대에 내몰린 아이들만 애처로울 뿐이다.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