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열어 "나하고 친근함 있는 사람 아냐, 황당"…언급된 인사들 모두 반박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과 1억이라고 적힌 데 대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홍 지사는 10일 오후 2시 2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서 홍 지사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나 하고는 직접적으로 접촉할 정도로 친근감 있는 사람이 아니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자금 1억 정도 줄 정도면 친밀해야 하는데 친밀하지도 않고, 친밀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숨진 채 발견된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 주머니에서 정치권 주요인사들 이름과 금액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관련 횡령, 사기대출·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오던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됐다.

01.jpg
▲ 성완종 의혹 해명하는 홍준표 도지사./표세호 기자

이 메모지에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7억, 유정복 인천시장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전 비서실장 옆에 10만 달러와 2006년 9월 26일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도 이름이 있었다. 언급된 이들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인터뷰에서 김 전 비서실장에게 2006년 9월 10만 달러, 허 전 비서실장에게 현금 7억 원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메모지는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 전 회장가 메모지에 홍 지사 이름과 금액을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홍 지사는 '의아스럽고, 황당하다'고 했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을 1번 정도 만난 적이 있고, 전화 통화 한차례 한 적은 있다고 했다. 홍 지사는 "당대표 선거할 땐가 2011년 인가. 그때 아마 전국순회하면서 충청도 서산·태안지역 당원간담회 석상에서 본 적 있는 것 같다"며 "도지사 취임 이후 2013년쯤 자기 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을 때 도와달라고 전화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기업 회장이라는 걸 전화 올 때 알았다. 서울 답심리에 있는데 경남기업 단 한 번도 간 일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받지 않았지만 '홍준표' 이름을 누군가 팔았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 지사는 "정치판 이런 왕왕 이런 경우가 있다. 중진 정치인, 어느 정도 위치이면 로비 직접 연결 안 되면 주변 사람 통해 로비하는 경우는 있다. 전부 연결됐다고 보기 어렵다. 검찰수사에도 잘 밝혀지지 않는다"며 "성 회장이 나한테 그런 건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쓴 데 대해 '악의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했다. 홍 지사는 "이유는 있겠지만 나는 악의나 허위로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위'가 아니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한테 줬다는 것은 아니다. 홍준표가 이름 등장한 것은 홍준표가 당대표까지 한 사람이다. 누가 홍준표 측근 빙자해서 접근했을 수도 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위치 올라가면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전부 본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돌아가시면서 허위로 썼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실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