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좀 살려달라" 학부모 무상급식 관련 피켓 시위 피해

9일 경남 학부모들이 박근혜 대통령 창원 방문에 맞춰 "경남도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반대한다"며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하지만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이들 예상과 다른 곳으로 지나가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경남 학부모 30여 명은 9일 오전 10시께 경남창원과학기술진흥원으로 가는 길목인 소계광장사거리에 집결, '대통령님, 경남 좀 살려주이소' 등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산발적 시위를 벌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경남창원과학기술진흥원에서 열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참석 차 창원을 방문했다.

경찰은 인력을 동원해 질서유지선을 형성하는 한편 곳곳에 흩어져있는 학부모들에게 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경찰 간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 경남지역 학부모들이 9일 창원시 의창구 소계사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방문시간에 맞춰 무상급식 관련 시위를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학부모들을 한 곳으로 모으던 한 경찰 관계자가 불법집회를 주장하며 즉시 해산할 것을 경고했다. 이에 반발한 학부모들은 "떨어져 있으니 한 곳으로 모이라고 해놓고, 이젠 모였다고 불법집회를 주장하며 해산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항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처벌받겠다. 이것은 엄연히 미신고된 불법집회"라고 맞불을 놓았다. 10여 분간 실랑이 끝에 피켓 시위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오전 10시 50분께 박근혜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모습을 보였다. 차량은 창원시 의창구 동정동 창원역에서 마산회원구 구암동 동마산 IC 방면으로 진행, 창원교(고가도로) 밑을 지나 경남창원과학기술진흥원으로 들어갔다. 창원대로로 지날 것을 예상했던 학부모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학부모는 "대통령에게 피켓 하나 제대로 못 보여 주냐"며 경찰을 향해 소리쳤다. 다른 학부모는 "한 나라 대통령이 쪽팔리게 샛길을 이용하고 굴다리 밑으로 지나가느냐"며 지적하기도 했다.

▲ 박 대통령은 학부모들 집회장소 건너편 오른쪽 샛길을 통해 행사장으로 갔다./김구연 기자

한편 창원교 밑에 혼자 서있던 한 학부모는 경찰의 과잉진압을 주장했다. 그는 "(이곳으로 지나갈까봐) 혹시나 해서 혼자 서 있었는데, 대통령을 태운 차가 다가오는 순간 주위에 있던 경찰들이 나를 에워싸고 옷을 잡아당기는 등 과한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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