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9일은 박근혜 대통령만 웃은 날이 아니었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경남 최초의 야권 도지사직을 던진 자리에 보궐선거로 당선된 홍준표 지사도 크게 웃었다.

권력에의 의지가 강한 홍 지사는 당선되자마자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그 첫 번째가 문화예술관련 출자·출연기관이었고, 뒤를 이어 백년 역사의 진주의료원을 닫았다. 이슈 파이팅에 능한 그의 정치적 선택에 대부분 언론은 대권으로 향하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당하게 경남도지사에 재선됐다.

황당한 경남시대! 경상남도 민선 도지사들은 예외없이 대통령이 되고 싶어했다. 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전 지사가 그랬고 뒤를 이어 홍준표 지사가 그렇다. 방식은 다르지만 경상남도 민선 도지사들은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가?

홍 지사는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경남만 유일하게 급식 지원을 중단하면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이런 논란 야기의 소재가 학교급식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저출산 해결에 달렸다는 것이 상식이다. 기본적으로 노인인구는 증가한데 반해, 노인을 부양하여야 할 노동력 인구가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은 미래를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이다. 보건복지부의 플랜 2015 추진과제에서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조성을 꼽는 이유도 무엇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보육과 교육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결혼·출산·양육부담을 경감하고 아동 청소년의 교육과 성장 환경 조성에 역량을 쏟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4월부터 경남만 유일하게 급식지원을 중단했다. 그리고 "개천에서 용이 나도록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개천에서는 욕만 나오고 시대를 역행하는 패악(悖惡)이라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패악은 패악스럽다, 패악을 부리다 등으로 쓰이는 말로 사전에서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도리에 어긋나고 못되며 나쁘다'라고 적고 있고 보통 어린아이들이 좌우사정을 살피지 않고 막무가내일 때 우리는 패악을 부린다고 한다.

정말로 대권놀음 프로파간다가 이유라면 우리는 고양이목에 달 방울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고양이 목이지 않는가? 지금 시대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밭에서 소곤거려야겠는가!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지방 임금님만 가여울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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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의 공공재를 책임질 정치인에게 목민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상식적인 윤리관과 도덕성, 인간성 같은 것이다.

어진 목민관들의 청빈함과 훌륭한 인품이 덕목이던 나라는 어디로 갔는가! 대권으로 향하는 질풍노도는 2017년 12월 20일, 대선까지 2년 8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황무현(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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