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물 지정-해제 반복 굴곡진 역사 품어

△이름 : 창녕 우포늪 천연보호구역

△지정번호 : 천연기념물 제524호

△지정일 : 2011년 01월 13일

△관리자 : 창녕군수

△소재지 : 창녕군 유어·이방·대합면 일원

△종류 : 천연보호구역

1895년(고종 32년) 학부편집국에서 간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지리교과서인 <조선지지(朝鮮地誌)>에 '하늘에 백두산 천지(天池)가 있다면, 땅에는 경남 창녕군에 우포(牛浦)늪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백두산에 비유한 것으로 볼 때 우포늪은 경외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또 창녕 화왕산(火旺山)이 내뿜는 무서운 불(火)의 기운을 범람이 잦은 우포늪의 물(水) 기운이 잠재운다고 여겼다. 얼마나 범람이 잦았으면 지역민들은 '메기가 하품만 해도 물이 넘친다'고 했을까!

빙하기에 낙동강과 토평천은 깊은 골짜기였다. 후빙기에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낙동강과 토평천에 있던 골짜기가 퇴적되면서 늪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항아리 모양의 늪은 낙동강의 범람으로 만들어졌다. 토평천과 낙동강이 만나면서 두 하천의 합류지점에 토사가 쌓이면서 거대한 자연제방이 생겨났다. 이런 자연제방이 토평천의 물을 가둬 우포늪이 형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해수면의 변동과 지형 형성에 비춰 볼 때 우포늪은 대략 6000∼7000년 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포늪은 우리나라 역사처럼 굴곡지다. 일제강점기 1933년 천연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된 바 있으나 당시에는 미곡증산과 홍수 방지를 위해 대대제방을 축조하는 등 공사가 이루어졌다. 해방 이후 보호제도가 정비되었고, 1962년 철새도래지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철새 숫자가 감소하여 1973년 지정이 해제되었다. 그 후 우포늪은 생태경관보호지역, 자연생태계모니터링지역, 람사르습지(1998), 습지보호지역(1999) 등 다양한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2011년 1월 13일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524호)으로 지정되었다.

언제 우포늪을 방문하면 좋은가?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4월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기나긴 겨울을 이겨내고 연둣빛으로 색을 바꾸는 늪의 모습이 환상적이기 때문이다. /이찬우(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2014년 열다섯 차례 싣고 그만뒀던 '경남의 천연기념물' 연재를 새로 시작합니다. 무생물은 빼고 식물과 동물을 다루게 되는데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이찬우 사업지원팀장의 글과 사진으로 한 달에 한 차례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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