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할 말 있습니다]함안에서 세 아이 키우는 홍정실 씨

저는 함안군의 한 초등학교에 1,3,5학년 아이를 보내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그리고 행복하고 축복받아야 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근심일 수밖에 없는 만삭의 임신부입니다.

힘들어도 아이를 낳기로 했고 흔들림은 없었습니다. 학교급식이 지금까지 무상이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단 걸 이제야 실감하게 되었네요.

임신을 했기에 일도 못하고 쩔쩔매는 형편에 뱃속 아이도 선천 기형 판정(다낭성 신 이형성증)을 받아 매달 수십만 원하는 조산방지 주사로 겨우겨우 버티며 빚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매달 20만 원 급식비는 그냥 20만 원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원 대상이 아니니 부자네 합니다. 어찌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 이혼도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삭의 몸으로 피켓도 들어 보았습니다.

'재정도 어려운데 니새끼들 니가 먹여 키우라' 하는 사람, '돈 많은 사람들 까지 무상은 아니다' 하는 사람, '이럴 시간에 나가서 한 푼이라도 더 벌라' 하시는 어르신…. 학부모들의 아우성이 돈내기 싫어 그렇다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해야 할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는 게 당연하다 여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에 인구 고령화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결국 아이들이 커서 일을 하고 세금을 내고 그 돈으로 지금 반대하시는 분들을 포함해 노인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 더 깊이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다고 아이들 밥을 굶기진 않지요. 학원을 줄이든지 휴대전화 요금을 줄이든지 외식이나 그 이외의 지출을 줄입니다.

도 운영이 뭐가 다르지요? 도 재정이 어렵다고 아이들부터 굶긴다는 건 어른의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허투루 낭비되는 예산과 대형공사 예산만 제대로 사용하고 줄여도 아이들 밥값은 나올 것 같은데, 생각 없이 살림하는 거 같아 답답도 합니다. 살림살이 엉터리로 하는 도지사를 보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네요.

아이들이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따순 밥 한 그릇 어려운가요? 미래에 우리를 짊어질 새싹에게 줄 밥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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