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핀다."

진주에서 남성당한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재)남성문화재단 김장하 이사장의 말입니다. 이분에게 장학금을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문형배 판사라는 분이 있습니다. 문 판사가 사법고시 합격 후 김장하 이사장을 찾아가 이렇게 인사를 드렸답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에 대한 김 이사장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내가 아니었어도 자네는 오늘의 자네가 되었을 것이다. 만일 내가 자네를 도운 게 있다면 나에게 감사할 필요는 없다. 나는 사회에서 얻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었을 뿐이니 자네는 내가 아니라 이 사회에 감사해야 한다."

저희가 기록한 책 <풍운아 채현국>의 주인공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도 이렇게 말합니다.

"재산은 세상 것이다. 이 세상 것을 내가 잠시 맡아서 잘한 것뿐이다. 그럼 세상에 나눠야 해. 그건 자식한테 물려줄 게 아니다."

이처럼 앞장서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비록 자신이 힘들여 번 돈이라 하더라도 세상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믿음입니다.

이번호에 첫 순서로 소개되는 오춘길 (주)현대정밀 대표도 비록 가업은 자식에게 물려주겠지만, 자신이 가진 재산 대부분은 사회에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오춘길 대표 역시 요즘 무상급식 중단으로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못지않게 어려운 성장과정을 거쳐 자수성가한 분입니다. 그러나 한 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거둬들인 아이들 밥값을 자기 마음대로 줬다 빼앗았다 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 분은 자기 돈을 세상에 나눠주고 있습니다.

돈 많은 부자이니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자들 중 재산을 불리는 일에만 매달리고 있는 불행한 부자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부자가 아니어도 나눔과 봉사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있는 이들은요?

역시 이번호에 소개되는 창원우체국 임성준 집배원을 보십시오. 임 씨는 자신의 선행으로 받은 상금 500만 원을 선뜻 내놓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은 제가 가져도 되겠지만, 상금은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돼서요."

임 씨 또한 홍준표 도지사보다는 10여 년이나 연배가 어리지만 도시락을 싸가지 못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자랐다고 합니다.

이처럼 <피플파워>에는 각자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그득합니다. 못된 정치인들로부터 얻은 짜증을 이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날려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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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저는 요즘 모두에 거론한 김장하 이사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분이 워낙 자신을 내세우길 싫어하셔서 자료나 어록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혹 이분에 대한 기록을 갖고 계신 분은 연락주시길. 소주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 

편집책임 김주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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