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내 맘대로 여행] (54) 봄의 맛을 찾아서

눈이 호강하는 계절이다.찰랑거리는 노란 물결도, 한들거리는 분홍 물결도 절정을 이루고 있다.연분홍 꽃비가 내리는 거리 역시 전국 곳곳에서 즐길 수 있다.가는 길마저 온통 꽃밭인 지금, 어디로 떠난들 즐겁지 않을까?눈도 즐겁고 입도 호강하는 봄을 찾아 떠나고 싶다.

입이 즐거운 여행

봄은 어떤 맛일까?

오는 5일까지 열리는 '논산딸기축제'(충남 논산시 중앙로 522)에서 맛본 딸기는 봄의 색과 많이 닮은 듯하다.

한입 가득 퍼지는 그 새콤달콤함이란. 마침 봄비를 흠뻑 맞아 푸름과 싱그러움을 더한 딸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인다.

딸기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겨울 칼바람 날씨에도 얼어 죽지 않고 땅에 납작 엎드려 추위를 이겨낸다. 그리고 봄이 되고 땅이 녹았다 싶으면 푸른 잎을 내고 새로운 뿌리를 힘차게 뻗어 낸다. 딸기향이 온몸을 감싼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탐스러운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여린 듯하면서도 선명한 하얀 딸기꽃도 붉은 딸기와 조화를 이뤄 마냥 예쁘다.

맑은 물과 공기, 그리고 비옥한 토양으로 딸기를 재배하는 데 적합하고 좋은 품질로 인정받은 논산청정딸기는 재배된 지 9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본격적으로 생산과 출하를 한 지는 50년이 되었단다.

충남 논산딸기축제 /논산시

딸기가 들어간 각양각색의 음식도 봄을 품었다. 행사장에 마련된 딸기 떡, 딸기 케이크, 딸기잼, 딸기 호떡, 딸기 퐁듀 등은 시식은 물론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딸기가 보태진 풍성한 맛에 눈도 입도 즐겁다.

경북 영덕 강구항 일원에서는 5일까지 '즐겨요! 천 년의 맛, 누려요! 영덕의 맛'이라는 주제로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충남 보령에서는 오는 12일까지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와 도다리 축제'가 열린다. 무창포해변에서 석대도까지 에스(S) 자 모양의 길이 드러나는 신비한 체험과 바지락 잡기, 주꾸미·도다리 잡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경북 영덕대게축제 /영덕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나무가 자생하는 군락지인 경기도 양평 일대에서는 오는 4일과 5일 '산수유 한우축제'(양평군 개군면 산수유1길 1)가 마련된다. 열매와 꽃을 재료로 한 다양한 먹을거리와 차, 여기에 개군면의 특산품인 한우고기도 시식할 수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여행으로 더할 나위 없을 듯하다.

충남 보령 주꾸미·도다리 축제 /무창포해수욕장

알록달록 물든 꽃 세상을 원한다면

분홍 물결을 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전남 여수로 발길을 옮겨도 좋다. 우리나라 3대 진달래 군락지 중 하나인 영취산은 지금 진달래로 산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는 산신제가 주축을 이루는 행사로 눈길을 끈다. 유래가 깊은 '영취산의 산신제'는 도솔암과 함께 기우단이 있어 영험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옛날, 지방수령인 순천부사는 국가 변란이 있을 때 이곳에 올라 산신제를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영취산 넓은 자락의 품 안에는 흥국사가 자리 잡고 있다. 흥국사 안에는 대웅전을 비롯해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가 많이 있다. 특히 대웅전 뒤 영취봉과 진달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명소다.

이 밖에도 섬진강변 벚꽃축제(4∼5일)와 화개장터 벚꽃축제(3∼5일) 등도 이번 주말 봄을 맞아 새 기운을 맞으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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