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할말 있습니다]함안에서 자녀 네명 키우는 정영정(43) 씨

아내를 사랑했고 아이가 좋아서 네 명을 낳았습니다. 주변에선 살기 힘든데 왜 애를 또 낳느냐고 했지만 이렇게 여섯 명이 함께 지지고 볶고 사는 게 삶이고 행복이라고 느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핑계지만 먹고살기에 바빴죠. 열심히 제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면 좋은 세상이 오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홍준표 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은 가슴을 들끓게 만들었습니다.

유상급식이 시행된 지난 1일부터 대학교 2·4년인 첫째와 둘째의 학비에 고등학교 2년인 셋째, 중학교 1년인 넷째의 급식비마저 떠안았죠. 셋째는 기숙사와 밥값을 더해 월 30만 원, 넷째는 월 7만 원…. 일 년에 약 450만 원. 자녀 네 명의 교육비로만 1년에 1500만 원 넘게 듭니다.

저도 돈 벌고 아내도 벌지만 빠듯한 살림, 숨이 턱 막힙니다. 사실 요즘 잠이 안 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거나 우리 윗세대는 그까짓 밥값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예전에야 '내 아이는 내가 키워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경남을 제외하곤 다른 지자체에서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점심 밥값까지 지원을 하는 차별 없는 보편적 교육 복지를 펼치고 있습니다.

일정 소득 이상의 거의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내는 만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가 실현되면 좋겠습니다.

왜 홍준표 도지사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의 과정 없이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하고, 경남도는 무상급식 운동단체를 종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국민의 의사를 참되게 반영하는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근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봉건주의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홍준표 도지사님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무상급식 중단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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