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관리, 이렇게 하면 병원 안 간다]이동엽 창원 MH우리병원장

"운동하지 마세요. 허리가 아플 때 운동하면 안 됩니다. 좋아지고 나서 운동하세요."

보통 몸이 안 좋으면 "운동 부족인가? 운동 좀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창원시 MH우리병원 이동엽(47) 병원장은 환자들에게 "운동하지 마라"고 말한다.

그를 찾는 환자 중 허리가 아파서 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 병원장은 'MH우리병원 병원장'이라는 직함보다 '누 원장'으로 더 유명한 블로거다.

'누원장의 허리 이야기(http://blog.naver.com/nsdrlee/ )'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며, 블로그 등을 통해 환자들과 나눴던 이야기를 모아 <누 원장의 허리디스크 완전정복>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병원장이라면 진료 보는 것만으로도 일이 벅찰 것 같은데, 페이스북 등 SNS까지 두루 섭렵하며 환자와 소통하고 있었다.

이 병원장에게 현대인의 허리 건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이동엽 창원 MH우리병원장이 현대인의 허리 건강 관리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척추 건강의 적, 스마트폰과 담배 = 이 병원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 척추질환이 전공이다.

그중에서도 퇴행성 질환을 주로 치료한다.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그리고 목 디스크 환자가 많다.

척추는 사람의 목, 등, 허리, 엉덩이, 꼬리 부분에 이르기까지 주요 골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뼈를 말한다. 척추 안에는 뇌에서 나온 신경 다발인 척수가 있으며, 이는 중추신경계인 뇌와 말초신경계인 말초기관들을 잇는 역할을 한다.

이 병원장은 허리 건강 관리법에 대해 "허리 디스크에 나쁜 것들은 가급적 피하고 좋은 것들을 많이 하라"고 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구체적인 설명을 들어보자.

"장시간 방바닥에 앉기, 장시간 쪼그려 앉기, 무거운 물건 들기, 그리고 흡연 등은 허리디스크에 나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평지에서 한 시간 정도 빨리 걷기를 매일 같이 꾸준하게 하면 허리디스크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척추 근육을 자연스럽게 강화해 허리디스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목 디스크는 특히 나쁜 상황들을 피해야 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허리를 똑바로 편 상태에서 턱을 약간 당겨주는 좋은 자세로 앉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운전이 척추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고속도로를 장거리 운전할 때는 1시간가량마다 휴게소에서 꼭 쉬어가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보통 폐 건강에 안 좋다고 알려진 담배가 척추에는 왜 나쁠까.

"허리 디스크가 있으면 혈관이 취약해져 있습니다. 산소가 모세혈관에 겨우 가서 주위에 산소를 공급하는데, 담배를 피우면 모세혈관이 닫힙니다. 약한 부분이 더 약해지는 거죠. 금연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허리 디스크가 심한 환자 중에서는 담배를 끊는 사람이 많습니다."

◇급성기 통증엔 운동 금물 = "허리 디스크는 운동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 병원장은 "허리디스크가 탈출되거나 파열된 급성기에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단언했다.

허리디스크가 탈출된 상황은 쉽게 생각하면 허리디스크 내부에 균열이 생기고 조각들이 떨어져서 돌아다니는 상태, 그리고 조각 일부가 허리디스크 주머니를 뚫고 나온 상태이다.

매우 불안정한 상태인데 이러한 불안정한 허리디스크가 다시 안정되기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 허리디스크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통증이 조금 좋아졌다고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갑자기 허리디스크가 파열되어 수술을 받게 된다는 것.

"허리디스크를 치료받은 후 통증이 좀 좋아지면 내가 얼마나 좋아졌나 확인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거든요. 제 환자 중 한 분이 평소에 운동장 서너 바퀴 걷던 분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열 바퀴를 돈 거예요. 결국 허리디스크가 파열돼 수술받았습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치료를 열심히 받고 통증이 좋아지면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플 때는 자꾸 운동을 하려고 하고 통증이 좋아지고 나면 잊어버리고 운동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안타깝죠."

◇척추 질환도 조기 치료가 중요 = 모든 병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결과가 좋다. 척추 질환도 마찬가지.

하지만 대부분 나이 탓을 하거나 생활 습관 탓, 스트레스 탓을 하며 허리가 아픈 것을 그냥 지나치다가 움직이기 힘든 통증을 느끼고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이미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등의 병이 심해져 수술이나 시술을 바로 해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이 병원장은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듯 허리 검진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초기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심각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것.

"남의 얘기 같지만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것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평소에 건강하다고 자신하던 분이 자고 나서 아침에 눈 떠보니 허리디스크가 파열되었다는 경우를 저는 종종 봅니다.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심한 허리나 목 통증을 느낀다든지, 통증이 예전과 달리 오래간다든지, 예전에는 며칠 쉬고 물리치료만 해도 좋아졌는데 이번에는 안 좋아진다면 척추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가서 진찰을 받아 보세요. 척추 질환은 반드시 초기에 잡아야 수술로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나의 건강 이야기>

실제 만나본 이동엽 병원장은 환자를 편하게 만드는 온화한 미소에 친절한 말투의 유쾌한 의사.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에 환자들의 신뢰가 자연스럽게 생길 듯했다.

-허리 건강을 위한 특별한 관리법이 있습니까.

"가급적 하루에 사십 분 이상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허리디스크 목디스크에 좋은 운동은 저충격 유산소 운동인데요. 첫째도 걷기, 둘째도 걷기, 그리고 셋째도 걷기입니다. 산에 가지 마시고 평지에서 걷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집에서 병원까지 약간 빠른 걸음으로 23분 정도 소요됩니다. 일주일에 4일 이상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하루에 50분 정도를 걷게 되니까요. 걷기운동을 열심히 하면 허리디스크 목디스크에 좋을 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이 예방되고요. 햇볕을 쬐며 걷는 것은 우울증 예방에도 좋습니다."

-SNS 때문에 척추에 나쁘다는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손목시계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몇 시인지 보려고 스마트폰을 열면 동시에 블로그도 한번 보고 SNS에 새로운 소식이 없나 하고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손목시계를 사서 차고 다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확연하게 줄어들었습니다. SNS 앱도 지워버리고 SNS는 주로 데스크톱을 이용해서 하고 있는데 이 것도 효과가 좋습니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근시, 녹내장, 안구건조증, 손목터널 증후군 등 다양한 병에 노출될 수 있으니 가급적 사용 시간을 줄이는 시도를 해보세요."

-진료 때문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을 듯합니다.

"틈나는 대로 자주 서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빨리 사망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더군요. 장시간 의자에 앉아서 근무하면 시간이 경과할수록 허리디스크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틈나는 대로 일 분이라도 잠깐 서 주면 허리디스크에 실리던 스트레스가 다리로 쭈욱 빠져나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그 외 건강관리법을 소개해주세요.

"회진할 때 계단을 10층 정도 올라가면서 돕니다. 폐활량이 늘어나고 다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내려올 때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합니다. 담배는 끊은 지 3년 정도 되었고요. 정말 잘 끊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몸에서 냄새가 안나요. 식사할 때 당근이나 오이를 날로 깎아서 반찬으로 먹습니다. 국 국물은 가급적 먹지 않고 건더기를 주로 먹습니다. 걷기운동과 식사량을 조절해서 최근 두 달 간 4kg 정도 체중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이동엽 병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세계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2010~2012년, 2014년 4년간 등재됐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우리들병원에 재직하면서 많은 임상경험을 쌓았으며, 2013년 MH연세병원 신경외과에서 근무하다 2013년 11월 MH우리병원 개원 병원장으로 부임했다. 블로그 '누원장의 허리이야기(http://nsdrlee.blog.me)'를 운영하고 있으며, <허리디스크를 잘라내지 않고 성형한다>(우리들생명과학), <누원장의 허리디스크 완전정복>(책나무출판사)을 출판했다.

MH우리병원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에 있다. 진료과목으로는 신경외과, 정형외과,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5개 과로 개설해 현재 허가병상은 139병상이다. 척추와 관절 치료를 중점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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