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공생부 한 조직에서 모든 사업 총괄…실패 거듭해도 믿고 맡겨 결국 복원 성공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는 멸종된 황새를 야생에 복원한 선구자다. 일본 야생에서 황새가 사라진 까닭은 논밭에 뿌려댄 농약에 있었다. 도요오카시는 1958년부터 헬리콥터로 무차별적으로 농약을 뿌려댔다.

황새는 사는 영역이 사람과 겹친다. 황새는 얕은 물에 사는 미꾸라지나 붕어나 논고둥 같은 생물을 먹고 산다. 먹는 양도 엄청나서 하루에 5㎏, 미꾸라지로 치면 80마리다. 개울과 도랑이 실핏줄처럼 흘러다니는 야트막한 산기슭이나 들판이 황새들 먹이터다.

농약이 황새 멸종 원인임은 1966년 도쿄교육대학 일본응용동물곤충학회 '황새의 죽음' 연구·발표에서 확인됐다. 야생에서 죽은 황새 세 마리를 검사했더니 수은이 치사량 수준이었다. 어미가 농약에 중독돼 있는데 새끼가 제대로 태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도요오카시는 이에 한 해 전 시작한 황새 인공 사육과 번식에 더욱 노력했으나 처음 20년 동안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1985년 러시아에서 야생 황새 여섯 마리를 들여오면서 사정이 달라졌고 이윽고 1989년 인공 번식으로 두 마리 황새가 태어나는 성공을 거뒀다.

도요오카시는 효고현과 더불어 황새 인공 사육·번식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야생 방사에 대비해 '황새를 키우는 농법' 개발·보급에 나섰다. 이른바 황새농법은 황새가 자연 생태 하늘을 날아다니도록 하는 데 목표가 있었다. 도요오카 일대 논밭에다 사람들이 계속 농약을 뿌려대는 이상, 황새 방사는 사체 생산과 다를 바 없는 수작이었다.

황새농법 요지는 이렇다. 황새 먹이 생존 확대 농법, 무농약·저농약 농법, 일품이 관행농업보다 늘어나지 않는 농법, 소출이 줄어들지 않는 농법. 이렇게 황새농법이 개발됐지만 실제 적용은 또다른 문제였다. 농민뿐 아니라 누구나 낯선 것보다 익숙한 것이 좋기 마련이다. 낯선 농법은 더 큰 매력이 필요했다. 도요오카시는 지역농협을 통해 황새농법 쌀을 죄다 비싼 값에 사들이도록 했다. 수매가가 30㎏ 기준으로 일반농법 쌀은 6500엔 정도지만 황새농법으로 키운 쌀은 저농약이 8500엔, 무농약은 1만 1000엔이다. 지역농협은 이를 '춤추는 황새' 브랜드로 만들어 자체 유통망으로 파는데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리나라라면 과연 꿈이라도 꿀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도랑 관련은 하천과에서 하고 농법 관련은 농업기술센터에서 하고 시설물 설치는 토목과에서 했을 것이다. 이렇게 나뉘면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도요오카시에는 '황새공생부'라는 조직이 있다. 황새 관련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우리로 치면 '과'보다 높은 '국' 단위 부서다. 이런 부서가 있고 이런 부서를 운영할 수 있는 단체장이 있었기에, 1965년부터 1989년까지 20년 넘게 인공번식에 실패해 죽을 쑬 때도 휘둘리지 않고 황새 복원을 목표로 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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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는 창녕군이 따오기를 두고 도요오카시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창녕군에는 이런 따오기공생국이 없고 따오기공생과도 없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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