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사천 정신의 근간이자 문화유산인 와룡산이 위험하다. 최근 와룡산 줄기에 개별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경남도기념물 제175호인 안점산봉수대 바로 아래다. 나무가 베어지고 땅이 파헤쳐진다. 이 때문에 용현면 신복마을 주민들이 뿔났다. 주민들은 "와룡산 정기가 우리 마을로 뻗어오는데, 그 허리를 자르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사전 동의 절차도 없이 승인이 나고 공사가 진행됐다고 하니 주민들의 '화'는 당연하다. 뒤늦은 사업설명회는 주민들이 거부했다.

심지어 이 인근에 또 개별공장 승인 허가신청이 사천시에 접수됐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주민들은 시청 앞 집회에다 이미 허가난 창업사업계획 승인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두 업체 관계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허가를 쉽게 받고자 두 개로 나눠 신청했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이른바 '쪼개기 사업'이다. 다행히 창업계획은 해당업체가 지난 25일 신청을 철회해 한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개별공장을 조성하기 위한 개발행위는 계속돼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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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사전에 막을 방안은 없을까. 없지는 않다. 의지의 문제이다. 도시계획조례에 따른 개발행위제한인 경사도 규정을 강화하면 된다. 어느 정도 난개발에 따른 산림훼손 부분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사천시(18도)는 경사도 규정을 강화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보인다. 김해시(11도), 진주시(12도) 경사도 규정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도 말이다. 사천 정신의 근간이자 문화유산인 와룡산의 환경을 지켜내고자 하는 주민들의 염원과 바람을 모른척해서는 안된다. 빠른 시일 내에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으로 대책을 수립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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