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시 마산합포구 '짬뽕의 전설'

얼큰한 국물을 맛보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짬뽕이다. 벌건 국물로 술을 마신 뒤 속을 달래는 이도 많다. 짬뽕을 전문으로 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 해안도로 쪽 한백마리나타운 1층에 있는 '짬뽕의 전설'을 찾았다. 얼핏 간판을 보면 '뽕'의 전설처럼 보이기도 한다. 재밌게 '뽕' 자를 크게 적어놓아서다.

가게에 들어서자 짬뽕 메뉴가 열거돼 있다. 양푼이 짬뽕, 양푼이 불 짬뽕, 해물 짬뽕, 하얀 해물짬뽕 등 짬뽕 종류가 다양하다. 자장 메뉴도 물론 있다. 자장면, 쟁반 자장이 있다. 여럿이 짬뽕, 자장면을 먹으면서 함께 먹을 수 있는 탕수육 요리도 빼놓지 않았다.

대표 메뉴로 추천받은 양푼이 짬뽕, 해물 짬뽕, 등심칠리탕수육을 주문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양푼이 짬뽕은 말 그대로 양푼에 짬뽕이 담겨 나왔다. 해물이 조금 들어 있고, 위에 부추를 살짝 뿌려놓았다.

해물 짬뽕은 다양한 해물이 면 위에 소복이 놓여 있다. 통 낙지, 홍합, 오징어, 새우 등이 들었다. 낙지를 잘라 먹을 수 있게 가위도 함께 나왔다.

짬뽕의 생명인 국물. 얼큰한 국물 맛이 크게 자극적이지 않았다. 특히, 해물짬뽕은 해물 맛이 더해지면서 깊은 국물 맛이 났다.

다양한 해물이 면 위에 소복이 놓인 해물짬뽕. 찹쌀가루가 들어간 면은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이필영(54) 대표는 "국물 맛에 비법이 있다"고 전했다. 다 말해줄 수는 없지만 국물에 소 사골을 쓰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비싼 소 사골을 쓰는 만큼 맛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국물 재료뿐 아니라 끓이는 방식도 자신만의 비법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알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면도 식감이 좋았다. 면에는 밀가루와 함께 찹쌀보릿가루, 쌀가루가 들어갔다. 쌀만으로는 쫀득쫀득한 식감이 부족해서 찹쌀가루를 넣었다. 수타면은 아니다. 이 대표는 쌀가루가 들어가면 수타로 면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등심칠리탕수육은 일반 탕수육보다 엷게 붉은색을 띠었다. 칠리소스가 들어가서 살짝 매콤한 맛이 났다. 보통 탕수육에는 값싼 돼지 엉덩이살을 많이 쓰지만, 여기서는 돼지 등심을 쓴다. 새콤달콤한 소스도 괜찮았다. 탕수육 소스를 따로 원하면 고기 튀김과 소스를 따로 내놓지만, 일반적으로는 소스를 섞어서 내놓는다. 튀김과 소스가 버무려져야 더 맛있기에 그렇게 내놓는다고. 튀김 옷이 바삭바삭한 데도 이유가 있었다. 소스를 버무린 채 조금만 지나도 탕수육은 눅눅해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여기는 감자, 고구마 전분을 넣어서 바삭한 식감이 더해졌다고 했다.

값싼 돼지 엉덩이살 대신 등심을 사용하는 "등심칠리탕수육".

이 외에 하얀 해물짬뽕, 불 짬뽕 등을 찾는 이들도 있다. 하얀 해물짬뽕은 고춧가루 대신 땡초가 조금 들어간다. 불 짬뽕에는 땡초 고춧가루와 캡사이신이 들어가서 입안에 매운맛을 가득하게 한다.

차별성 있는 짬뽕과 탕수육 요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이 대표의 중화요리 경력이 이를 설명한다. 이 대표는 30년 넘게 중화요리를 만들어왔다. 9남매 중 7째인 그는 18살에 매형이 취업시켜준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자장면집이었다고. 그때부터 중화요리를 배우고 곳곳에서 중화요리 가게를 운영하다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 대표는 "단골손님이 많다. 여기는 배달을 안 하고 직접 와서 드셔야 한다. 그런데 주차비도 못 드리는데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점심때나 주말에는 줄 서서 드실 정도"라고 말했다. 그에게 점심 메뉴를 묻자 '양푼이 짬뽕'이라며 웃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양푼이 짬뽕 5000원 △해물 짬뽕 7000원 △하얀 해물 짬뽕 7000원 △등심칠리탕수육 소 1만 5000원, 대 2만 원.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안도로 331 한백마리나타운 상가 1층 159호.

◇전화 : 055-244-5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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