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전체 블록화 작업 미완료관로 노후화…누수파악도 어려워 안전 '무방비'시민 불안 가중

창원의 한 도로 아래서 송수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2일 오전 7시께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창원공단 내 교차로 밑에 묻혀 있던 송수관이 터져 일대가 물에 잠기는 소동이 발생했다. 창원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송수관에 부착된 이음쇠부분이 파손돼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도로에는 길이 6m, 깊이 2.5m 규모의 구덩이가 발생했다.

창원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송수관은 2008년 매설했다. 당장은 사고발생 원인을 노후화를 포함해 고수압으로 인한 누수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수관 노후화에 따른 사고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해당 송수관은 지름 800㎜ 강관이다. 보통 20년가량 유지되는 것으로 안다"며 "송수관 교체시기는 예산문제로 노후화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누수가 자주 발생하는 부분에 한해 교체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상수도 유수율 목표를 80%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창원시 유수율은 73.28%. 해석하면 26%가량이 누수량인 셈이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자체 누수 탐사팀을 운영, 시가지 전역을 '블록화'해 누수 탐사와 관리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블록화는 시 전 지역을 바둑판처럼 나눠 코드번호를 매기고 관리하는 체계다. 이번 사고 후 시 관계자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송수관 누수를 점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23일 송수관이 터진 현장에서는 복구작업을 마무리하고 도로 포장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환석 기자

하지만 취재 결과 구 마산지역은 블록화가 완료돼 세부적인 누수 점검이 가능하지만, 시 전체 블록화는 아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블록화가 완료되지 않아 누수 파악이 어려웠다.

송수관 노후화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2013년 말 기준 도내 전체 상수관 중 설치한 지 20년이 넘은 관이 전체 3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수관 노후화로 발생하는 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지난달 22일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역 인근 도로에서 상수도관이 파열, 일부 가구에 물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기반시설 노후화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송수관 파손 사고는 예측이 어렵고 위험성이 크다 보니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지점 주변 회사에 다니는 한 시민은 "주말이라 오가는 차량이 많이 없어서 다행이다. 출근길에 터졌다면 큰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젠 도로를 다니면서 항상 불안에 떨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현장은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23일 저녁 송수관 복구가 끝났고 도로포장은 이번 주 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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