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진해군항제 관광마차 운행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열리는 진해군항제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가운데 매년 군항제 기간 볼 수 있던 '관광마차'에도 눈길이 쏠린다. 경주 꽃마차 말 학대 사건 때문이다.

관광마차는 관광객을 태우고 도심을 돌아다니는 관광상품으로 경주뿐 아니라 전국 축제나 관광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진해군항제 기간에도 마찬가지. 평소 말을 타볼 기회가 적기 때문에 축제기간 꽃마차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이 같은 관광마차를 두고 문제가 불거진 것은 최근 종합편성채널 TV에서 경북 경주시 첨성대 입구에서 꽃마차를 끄는 말이 마부에 의해 학대당한 사실이 보도되면서다. 방송이 나가자 동물애호가를 비롯해 동물보호 시민단체들이 즉각 대응에 나섰다. 나아가 동물을 이용해 영업을 하는 것 자체가 넓은 의미의 동물 학대일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진해군항제 관광마차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예전에 교통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군항제 기간 진해구 태평동 남원로터리에서 꽃마차와 승용차가 충돌해 2명이 부상을 당하고 말은 현장에서 죽었다.

동물보호 시민단체도 사고 위험을 지적하며 도심 마차금지 입법을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관계자는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 자동차 경적, 전조등 불빛에 놀라는 일이 많다"면서 "도심 내에서 말이 흥분하는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심 내 마차금지 입법을 요구하는 취지는 말뿐만 아니라 사람의 안전도 함께 고려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2012년 청계천 일대를 마차 운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도로 교통을 방해하고 사고 발생 원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마차 영업을 두고 학대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장예원(24) 씨는 "관광객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또 관광마차로 먹고사는 이들의 영업권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에서도 관광마차 운영을 두고 한 차례 논란이 빚어졌는데, 당시 마차 산업과 관련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 그 원인이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진해군항제 준비에 한창인 창원시는 난처한 입장이다. 관광마차 영업은 별도 신고나 허가 없이 가능하기 때문.

따라서 올해 진해군항제에서 관광마차 영업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 시 관계자는 "경찰과 대책을 논의해봤으나 뚜렷한 방법이 없다"며 "동물 학대가 발생했을 때 동물보호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지만 영업 자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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