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가파른 경사…비장애인도 오르기 힘들어…주차공간 턱없이 부족 '불편'

마산장애인복지관(관장 이주형)이 지난 16일 창원시에 이전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이곳의 열악한 시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반월서7길 59에 있는 마산장애인복지관은 2003년 노인복지회관을 보수해 개관했다. 2013년에만 장애인 4만 2608명이 이용했고, 2014년에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장애인 편의를 무시한 채 지어졌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관의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 이곳은 산복도로 바로 아래에 위치해 사실상 산 중턱에 있다고 표현하는 게 옳다. 창원시 봉곡동에 있는 창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도 오르막길을 끼고 있지만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마산장애인복지관은 경사가 급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른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노릇. 복지관 바로 아래 입구 도로의 경사도는 30도가량으로 비장애인들도 중간에 한 번쯤 쉬지 않고는 걸어서 오르기 힘든 정도였다. 당연히 휠체어나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월동 산복도로 아래에 있는 마산장애인복지관. 입구 도로의 경사가 심해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손쉽게 찾기 어려운 여건이다. /최환석 기자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262번 시내버스가 장애인복지관과 맞닿은 산복도로로 운행한다. 버스정류장도 복지관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복지관 맞은편 버스정류장과 이곳의 거리는 50m가량이어서 눈으로 보기엔 충분히 이용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262번 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닌 일반버스여서 휠체어를 탄 사람은 이용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마산장애인복지관을 끼고 있는 산복도로는 사람이 지나다니기엔 평소에도 빠른 속도로 오가는 차량이 많은 곳이라 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커 보였다.

마산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262번 버스를 이용해 마산장애인복지관을 찾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대부분 휠체어택시나 보호자·활동보조인 차량을 이용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산복도로 변 주차공간이 있지만 복지관 전용 시설이 아닌데다 복지관 이용자보단 주변에 사는 주민들 이용이 더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산장애인복지관 이용자 가운데 창원·진해지역 복지관으로 발길을 돌리거나 바우처 제도를 활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마산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10년 넘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황은 그대로"라며 "누굴 위한 장애인복지관인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우리 시설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마산장애인복지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장애인 시설이 있어서는 안 되는 곳에 복지관을 지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원시도 최초 입지 선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이주형 마산장애인복지관장 면담 자리에서 "이전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당한 부지가 있다면 챙겨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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