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부터 적용, 서비스 무료…'모바일 P2P 송금'경쟁 가속화

페이스북이 온라인 결제 분야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업무를 보는 일은 이미 놀랍지도 않은 시대입니다. 이러다가는 온라인 결제 분야가 카드업계까지 집어삼킬 기세군요. 이와 관련한 기사 모아봤습니다. /연합뉴스 정리 이서후 기자

◇페이스북 메신저에 송금 기능…모바일 결제 분야 파란 =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이 메신저 서비스에 페이스북 친구들끼리 돈을 부치고 받을 수 있는 송금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미국 페이팰의 벤모, 그리고 스퀘어 등이 이끌어 온 개인간 전자송금 서비스의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페이스북 메신저 송금은 몇 달 후 미국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미국 은행이 발행한 비자나 마스터 직불카드가 있어야만 한다.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다.

페이스북은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송금 기능을 이용해 친구에게 돈을 부치려면 △친구와 메시지 대화를 시작한 후 △'$' 아이콘을 두드린 후 원하는 송금 금액을 입력하고 △우측 상단에 있는 '송금' 버튼을 누른 후 본인 직불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친구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부친 돈을 받으려면 △메시지 대화 창을 연 후 △메시지에 나온 '카드 추가' 버튼을 두드리고 본인 직불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일단 직불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그 후로는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다.

직불카드 번호를 입력한 후에는 비밀번호를 만들 수 있으며, 아이폰 등 iOS 기기에서는 지문 인식 방식의 터치 아이디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계좌 이체는 즉각 이뤄지며, 다만 다른 이체 거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체가 이뤄진 돈이 인출 가능 상태가 되려면 은행에 따라 1∼3거래일이 걸릴 수 있다.

이 결제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iOS, 데스크톱에서 사용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고객의 직불카드 정보 등 정보는 페이스북 서버에 보관된다.

페이스북은 "이 결제 시스템은 페이스북 네트워크의 다른 부분과 분리되어 운영되며 추가로 감시와 통제를 받는다"며 "사기 방지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이 수상한 구매 활동을 모니터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작년 6월 페이팰 사장이던 데이비드 마커스를 메시징 제품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이 분야 진출에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 왔다.

메신저와 모바일 결제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메신저의 경우 가입할 때 특정 모바일 단말기나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금융 거래의 필수 요건인 신원 확인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다른 소셜 미디어들보다 실명 확인을 더욱 강조해 온 점과 게임 등으로 결제 분야에 대한 경험이 쌓여 있는 점도 모바일 송금 분야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자사 플랫폼에서 동작하는 온라인 게임들의 아이템 거래 등으로 작년에 10억 달러에 가까운 결제를 대행한 바 있다.

◇페이스북 진출로 '모바일 P2P 송금' 시장 판도 변화 = 페이스북이 17일(현지시간) 이 회사 메신저에 송금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모바일 P2P(피어 투 피어) 송금' 분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모바일 P2P 송금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개인이 돈을 보내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것이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와 결합하면 바로 '모바일 결제'가 된다.

다만 페이스북은 여러 상점에서 널리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모바일 결제' 대신 일단은 메신저를 통해 송금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키로 했다. 이것이 애플 페이, 구글 월렛, 삼성 페이 등 다른 정보기술(IT) 대기업의 모바일 결제 사업 전략과 다른 점이다.

P2P 송금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중국의 알리페이, 그리고 하반기에 이베이로부터 분리될 예정인 미국 업체 페이팰이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운용하는 알리페이는 이미 중국에서 수억 명의 활동 회원을 확보했으며 전자상거래 결제 수단으로도 매우 널리 쓰인다.

페이팰 역시 은행 계좌를 인증받은 회원이 상대편의 이메일 주소만 알면 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센드 머니' 기능을 2000년대 초부터 운영해 왔으며, 개인 간 무료 계좌이체가 가능한 '벤모' 플랫폼을 포함한 브레인트리를 2013년 인수했다.

페이팰은 2011년 11월 '센드 머니'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앱을 이용해 페이스북 이용자들끼리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결국 중단됐지만, 페이팰이 페이스북 플랫폼을 이용하려고 했던 점은 페이스북이 결제 분야에 뛰어들 경우 가지게 될 대단한 파급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다른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와 달리 실명 위주의 신원 확인 정책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송금이나 결제 등 금융 서비스와 결합하는 데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송금 서비스가 메신저 서비스와 연동되는 경우도 많다. 메신저 서비스는 반드시 실명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특정 모바일 단말기나 전화번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신원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송금 기능을 추가한 중국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 '웨이보'나 작년 11월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이 시작한 '스냅캐시', 한국의 다음카카오가 하고 있는 '뱅크월렛카카오'도 비슷한 예다.

다만 스냅캐시의 경우 계좌이체 과정 자체를 스냅챗이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퀘어'라는 P2P 결제 회사와 협력했다. 뱅크월렛카카오 역시 시중 16개 은행의 모바일 지갑을 다음카카오 플랫폼에 얹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점은 시스템 전체를 자체적으로 운영키로 하고 고객의 직불카드 정보를 자체 서버에 보관키로 한 페이스북과 다르다.

◇"갤럭시6 탑재 삼성페이 2년 내 대중화" = 삼성전자의 갤럭시6에 탑재되는 모바일 결제기술인 삼성페이가 2년 내 대중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신금융연구소 윤종문 선임연구원은 17일 '삼성페이가 지불결제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국내 판매량으로 볼 때 삼성페이의 대중화에는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국내 휴대전화 연간 판매 규모는 1400만 대로, 이 중 삼성전자가 60%가량을 차지한다"며 "이 가운데 70%가 삼성페이의 마그네틱 보안전송기술(MST)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연간 500만 대 정도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LG전자는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마그네틱(MS) 단말기 사용이 안 되기 때문에 삼성전자보다 결제시장의 주도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현재 모바일 결제시장의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IC 단말기로 전환이 진행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MST 결제방식의 유용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삼성페이는 IC단말기 전환사업에서 MST 사용에 대한 정책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모바일 플랫폼(앱과 모바일) 경쟁이었다면 삼성페이 이후에는 같은 플랫폼에서의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결제시장에 집중하고 있던 카카오페이나 네이버라인 등 간편 결제업체도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성페이의 결제 플랫폼이 보편화하면 카드사들이 해당 플랫폼에 종속돼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카드사는 다양한 결제 매체와의 제휴를 통해 채널을 다양화하고, 공동플랫폼 개발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