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진중권 교수 등 비판글 쇄도…홍 지사, 지원중단 정당성 주장글 잇따라 게재

'경남발 학교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둘러싼 사이버 논쟁이 뜨겁다.

특히 유명인사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비판하는 의견을 올리면서 경남의 무상급식 중단 문제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10일 트위터에 "애들 먹는 밥그릇보다도 작은 알량한 그릇으로 대권씩이나 넘본다는 게 우습기도 하고. 연세 드신 만큼 철도 좀 드셨으면"이라고 홍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14일에는 "복지국가라는 것이 모든 국가가 지향하는 보편적 목표라 할 때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폐기하겠다는 홍준표 지사의 의지는 퇴행적 정치의식의 노골적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국의 모든 도에서 무상급식을 하는데 경남도만 못한다면 그것은 경남도지사가 예외적으로 무능하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까놓고 얘기해서 무능한 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세금 낭비"라고 주장했다.

연예인도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곡가 김형석 씨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무상급식 대신 돈 지원해주겠다는. 다 좋은데 그게 신분 상승을 이뤄내는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이뤄내리라 기대한단다. 돈 없으면 신분이 낮은 거냐. 생각이라는 게 있는 거냐"고 일갈했다. 이는 지난 9일 도가 서민 자녀교육지원 세부사업을 발표하면서 "서민 자녀의 꿈 실현과 신분 상승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밴드 시나위 리더 신대철 씨도 13일 페이스북에 "무상으로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함은 결국 미래에 우리를 부양할 세대에 대한 최소한의 담보이자 우리의 세금으로 국가가 해야 하는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투자 아닌가? 그러므로 무상은 공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왜 부잣집 아이도 공짜 밥을 먹이느냐고? 부자 노인도 지하철 공짜로 타고 다니신다. 그러니 '선별적'이라는 어려운 말 쓸 필요 없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 그보다 중요한 게 있다면 알려 달라. 지금의 정치인이 다음 세대에게 조롱거리가 되기 싫다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지 심사숙고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지사도 SNS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가진 자의 것을 거두어 없는 사람들 도와주자는 것이 진보좌파 정책의 본질",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무상보육정책도 선별복지로 전환해야 한다", "좌파 선동논리에 밀려 국가 재정능력을 고려치 않은 무상복지는 이제 폐기돼야 한다"며 연일 무상급식 지원 중단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홍 지사의 논리를 반박하는 자치단체장도 있다. SNS를 잘 활용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2일 트위터에 "낭비와 부정부패만 하지 않아도 정부 살림은 엄청 좋아진다"며 "경남 도민에게 미안하지만, 성남은 빚더미에 오른 거 다 청산하고 의무 급식하고 프로축구단도 운영하고 교복까지. 경남은 왜 저런지. 역시 지도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13일에는 페이스북에 홍 지사가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라고 한 기사를 걸어놓고 "홍준표 지사님 도청에는 입신양명을 위해 가십니까? 도민을 위해 가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무상급식 중단하고 그 예산으로 교육지원 하신다니 '돈 없어 급식 못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지요? 국방의무 이행에 필요한 군량 군복은 국가부담인데 교육의무 이행에 필요한 급식은 왜 안 되나요?"라며 "사춘기 학생들에게 '가난을 증명하라'며 먹는 밥으로 상처 주셔야겠습니까? 어릴 적 수돗물로 주린 배 채우시다 이제 큰 지도자가 되셨으니 배부른 사람 아닌 배고픈 아이들의 자존심 좀 배려해 주시면 어떠실까요?"라고 쏘아붙였다.

경남의 무상급식 중단 사태 관련 뉴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녹색당이 "2만 8000원 간담회 식비 긁어댄 손이 2800원 급식비에 떨리는가? 홍준표 지사는 업무추진비 카드를 자르라"고 한 기사는 지난 11일 한때 다음 뉴스사이트에서 댓글이 가장 많은 기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남도청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바란다'에도 3월 들어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홍 지사 주민소환투표 청원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청원을 한 누리꾼은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죄 없는 어린 동심에 상처를 주고 가난한 부모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시작된 청원에 2만 6000여 명이 서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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