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 계정 도용 사례 급증…비밀번호 변경, 백신 정밀검사로 악성프로그램 찾아내야

페이스북 그룹 관리자 ㄱ씨는 한 달 전부터 그룹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오는 음란 동영상을 지우는 일이 그것이다. 음란 동영상은 게시물 뿐만 아니라 댓글에도 달리고 있었다. 페이스북에 불법·음란 게시물을 올리는 이들은 애초에 페이스북에 가입할 때부터 불법·음란 게시물을 올리고 내빼기 위한 ‘일회용 계정’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불법·음란 게시물은 이런 일회용 계정이 아닌 멀쩡하게 페이스북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올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기자는 어렵사리 페이스북 그룹 여러 곳에 음란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지목된 ㄴ씨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ㄴ씨는 억울함을 밝혔다. 그는 “결코 음란 영상을 올리지 않았으며, 페이스북을 잘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음란 영상 댓글을 올린 것으로 된 ㄷ씨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하지 않았고, 저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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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그룹에 올라온 음란 동영상./독자 제보

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보안업계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계정이 누군가에게 도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도용이란 누군가가 페이스북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예전 싸이월드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이용자들의 비밀번호가 전화번호나 생일 등 간단하게 유추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이럴 경우 해커들에게 비밀번호가 도용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해커들은 어떻게 페이스북 암호를 알아낼 수 있었을까? 현재까지 크게 2가지 방법이 알려져 있다. 하나는 페이스북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간단한 암호로 된 계정은 손쉽게 비밀번호를 알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하나는 사용자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안드로이드 계열)에 악성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 경우다. 악성 프로그램은 다양한 기능을 하는데, 대개 사용자가 키보드에서 누르는 모든 글자를 해커에게 전달하고, 해커는 이를 분석해 사용자의 각종 암호를 알아내는 것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암호를 가급적이면 길고 복잡하게 할수록 좋다. 특히 대문자나 특수문자가 있으면 암호를 알아내기 극히 어렵다”며 “또한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가급적 정밀 검사를 통해 악성프로그램을 뿌리 채 뽑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계정보호 페이지(https://facebook.com/hacked)에서 계정 도용으로 의심되는 경우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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