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모두 새 학기가 시작됐다. 아침마다 차량에 타지 않겠다고 우는 아이가 한둘은 꼭 보인다. 안타깝고 짠하기도 하고 옛날 생각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그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엄마들끼리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그 한마디가 우는 아이 엄마에겐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근데 진짜 그 말은 사실이다. 3월이 지나고 보면 어느 새 아이들은 부모님께 기쁘게 인사하고 차량에 올라탈 정도로 자신이 처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고, 부모 역시 밝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이제 6살이 된 우리 딸은 어린이집을 떠나 유치원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됐다. 그런데 어린이집 첫 시작할 때처럼 걱정은 되지 않는다. 자란 만큼 적응도 잘 해 나갈 거라 믿기 때문이다. 유치원 환경 적응 문제보다 친구들 사이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그게 더 고민이다. 다른 6살도 마찬가지겠지만 내 딸은 요즘 못하는 말이 없고, 말대답도 잘하고, 시키면 행동이 아닌 말로 이유부터 이야기하는 수준이 됐다. 그리고 친구들 행동, 어른들 행동, 텔레비전에서 본 행동을 좋은지 나쁜지 구분 못한 채 다 따라한다. 그래서 내가 중간에서 이건 나쁜 말이고 이건 나쁜 행동이다 얘기를 해주면 스스로 필터링 작업을 통해 걸러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요즘엔 이 아이 앞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조심스럽다. 그런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 또한 많은 좌절과 인내를 통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요즘 특히 새삼 깨닫는 중이다.

난 아이가 1등 하길 바라지도 성공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좋은 성품을 가진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좋은 성품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부모의 양육방식에서, 그리고 아이가 노출된 온갖 환경에서 습득하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이 '말'이다. 우리가 뱉은 말을 듣고 아이는 자란다. 부모가 하는 말에서, 선생님이 하는 말에서, 친구들이 하는 말에서. 그 말들이 모여 한 아이를 긍정적으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워낼 수도 있고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자라게 할 수도 있다.

김성애.jpg
그래서 새 학기가 시작된 지금! 나는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아이에게 긍정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고 더 많이 사용하고자 한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부모의 말 한 마디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부모인 우리가 자녀를 향해 쏟아 내는 말들이 생명의 씨앗이 되고 긍정적인 태도로 반응해주면 아이는 새로운 환경도 적응을 잘 해나갈 것이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라게 될 것이다. 말의 힘! 그 기적이 실현되길 믿으며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안아주며 소리내어 사랑한다 속삭여본다. 

/김성애(구성작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