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칠북·대산면, 의령 지정면 농민 "일조량 부족, 발육 장애"…환경단체 "전문기관 연구 필요"

4대 강 사업으로 조성된 낙동강 창녕함안보 인근 농민들이 원인도 모른 채 농작물이 고사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함안군 칠북면 일대와 대산면 일대, 의령군 지정면 성산리 일대 수박하우스 농민들에 따르면 낙동강 최하류에 만들어진 창녕함안보 건설로 예년과는 다른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재배농민은 낙동강 창녕함안보가 건설되기 전에는 별다른 문제없이 수박을 생산해 왔지만 보가 건설된 이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작물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 건설 이후 낙동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안개 끼는 일수가 늘어난데다 안개가 한낮에 가깝도록 걷히지 않아 햇볕 투과를 위해 밤새 온도 유지를 위해 씌워놓은 보온덮개를 일찍 벗겨야 하는 이상 현상이 연속된다는 것이다.

안개 피해는 함안군 칠북면 봉촌·덕남리 일대가 심각한 수준이다.

칠북면 한 과수재배 농민은 "이룡지역 수박재배 하우스는 군 전체 1683㏊의 재배면적에 비해 넓지 않은 4.9㏊에 불과하지만 풍부한 일조량과 특유의 비옥한 사질토 특성으로 어느 지역 못지않은 수량과 우수 작물을 재배해 왔다"며 "하지만 보가 완공된 이후부터 미숙한 숙과 현상과 현저하게 나타나는 성장 장애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과수원에 오래된 나무를 제거하고 단감과 포도 등 새 묘목을 옮겨 심었으나 원인도 모르게 고사했다"며 "이런 현상은 낙동강의 수위 상승에 따른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산면의 한 농민도 "낙동강 인근 평기들에도 잦은 안개 현상으로 작물에 이상 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며 "바짓가랑이만 걷어도 남강 줄기인 평기들 인근 강을 지나다녔는데 함안보가 조성된 이후 넘실대는 강물로 강을 건너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창녕군 길곡 일대 시설하우스 농민들이 보 건설에 따른 잦은 안개 현상으로 농사에 지장이 있다며 대책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련 기관들의 생각은 농민들과 다르다. 함안군은 안개에 따른 농업 피해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함안군 농업기술센터 유수필 채소특작 담당은 "4대 강 사업 이후 낙동강 주변 농작물의 물 피해는 물론 안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오히려 분지 지역인 가야권에는 잦은 안개에 따른 피해를 예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안개 등이 댐 주변에 미치는 기상 통계는 조사된 바 있지만 보에 영향을 미치는 안개 수치나 기상 통계가 나온 것이 없어 전문기관의 연구가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