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아무 조치 안해"지적

일본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유출 정황을 파악하고도 10개월 가까이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해 4월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 옥상에 짙은 농도의 방사성 오염수가 고여 있어 비가 올 때마다 타 배수로를 타고 바다로 흘러나갈 우려를 확인했다.

2호기 배수로는 후쿠시마 제1원전 전용 항만과 연결되어 있으나, 도쿄전력은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유출 가능성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표하지도 않았다.

최근 2호기 배수로의 오염수를 측정한 결과 방사성 물질 세슘 137이 리터당 2만 3000베크렐, 세슘 134가 6400베크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오염 농도가 짙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


/EPA 연합뉴스

도쿄전력은 앞서 지난 22일, 원전 전용 항만과 연결된 다른 배수로에서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 농도가 평소의 약 70배 수준이 넘는 리터 당 7230베크렐로 측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전력은 원전 주변 해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크게 변동되지 않았다면서도 다음 달까지 오염된 물이 고여 있는 2호기의 옥상과 배수로에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흙을 깔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도쿄전력은 성명을 통해 "후쿠시마 주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거듭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속하게 대책을 세우겠다"고 사과했으나 비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지역 어협 조합장은 "도쿄전력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유출을 숨긴 것에 큰 충격을 받았고 신뢰가 상실됐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