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인증…월 100마리 이상 이용 기대

한 마리 가격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경주마가 겨울철 비수기를 맞아 휴식을 위해 리조트에서 꿀맛 같은 휴가(?)를 즐긴다. 이른바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경주마 전용 리조트가 함안에 탄생했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경주마 재활과 휴식을 도울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뛰어난 훈련시설을 갖춘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을 지난 12일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인증했다.

이에 25일 오전 함안군 말산업육성공원에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 김병진 본부장과 김재섭 부산·경남 경마공원조교사협회장, 이갑석 부경경마공원마주협회 부회장 등 경마공원 관계자 20여 명과 차정섭 함안군수, 김정선 군의회 의장, 이만호 도의원, 기관단체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마 검역 면제 시설' 현판식을 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마사회로부터 최초로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인증받은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은 2009년부터 부산경마 휴양·조련시설로 운영하던 중 이번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인증 받게 됐다. 이에 따라 렛츠런파크 부경과 가까운 입지조건과 경마장 수준의 방역체계를 구축해 3일이나 걸리던 검역 절차를 면제받아 경주마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마사회 말(馬) 전문 수의사가 참여하는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경주마의 휴식과 재생치료를 통해 경주마들의 빠른 복귀를 책임지게 된다.

/일러스트 권범철 기자 kwonbch@idomin.com

운동생리학적으로 볼 때 경주에서 전력 질주하는 경주마는 단시간 내 고강도의 무산소운동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평균 한 달에 한 번 경주에 출전하는 경주마는 더 좋은 성적을 위해 휴식이 필수다.

대개 휴양 마들은 조교사 판단에 따라 휴양 여부가 결정되고, 휴양목장에서 짧게는 2주에서 1, 2개월 정도 특별관리를 받게 된다. 예전 같으면 마방에서 치료와 휴식을 하던 마필들도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경주마의 스트레스 해소와 좋은 경주 성적을 위해 부쩍 외부 휴양을 택하고 있다. 한 해 평균 600여 마리가 휴양소를 이용하고 있다.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인증받은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은 경마장과 1시간 거리에 있어 수송 스트레스가 없는 데다 일대가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소음이나 공해가 전혀 없다. 그래서 경주를 끝낸 휴양마가 일정기간 휴식을 취하고, 운동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경주마들이 생활하는 마방 구조와 환경도 호텔 수준이다. 겨울엔 온풍기, 여름엔 마방별 냉풍시설을 가동해 일 년 내내 섭씨 20도의 쾌적함을 유지한다. 전자제어장치를 갖춘 최첨단 워터머신과 50m의 말 목욕장은 각종 질환치료 및 심폐기능 향상과 함께 말 근력을 키우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마의 경주 적응코스로는 950m의 타원형 주로와 워킹머신 3대가 설치돼 있고, 2만 4194㎡에 달하는 사계절 방목장과 초지 2만 7745㎡가 완비돼 있다.

특히 함안군은 국내 최초로 싱싱한 풀(사료)을 연중 공급하고자 하우스 육묘장(266㎡)을 건립하고 매일 수확이 가능하도록 4000여 개의 육묘판도 준비하는 등 하루 평균 160㎏(1마리당 1일 1.5∼2㎏)의 사료를 지속적으로 급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50마리 경주마가 휴양이나 조련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그런데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이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인증받음에 따라 월평균 100여 마리 의 경주마가 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쾌적한 환경에서의 휴식은 경주마를 가장 빨리, 안전하게, 또 최고의 기량으로 경주로에 복귀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 경주마 전용 휴양소에 대해 검역 면제를 한 만큼 앞으로도 철저한 방역관리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라 말했다.

차정섭 군수는 "쾌적하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함안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이 렛츠런파크 부경의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지정됨에 따라 함안이 추진하고 있는 '아라가야 말산업육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라며 "함안의 경주마 휴양조련시설에 입사한 말이 최적의 휴양과 조련은 물론이고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경마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조현열 기자 chohy10@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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