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구단 지원 받아 미국 연수길…"1년간 제2의 인생 위해 최선"

이현곤(사진)이 선수에서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

NC 창단 이후 은퇴 선수가 구단의 지원을 받아 정식으로 코치 수업을 받는 건 이현곤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NC에서 활약했던 이현곤(36)이 코치로 새 출발하고자 오늘(25일)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

이현곤은 미국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앞으로 1년간 코치 연수를 받을 예정이다.

24일 경남도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아직 정식코치가 아니라 코치수업을 받으러가기 때문에 특별한 감회나 소감은 없지만, 앞으로 미국에서 1년간 많이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현곤은 지난해 9월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삼성 경기에서 자신의 통산 1000번째 출전기록을 달성한 뒤 은퇴했다.

/경남도민일보 DB

지난해 이현곤은 7경기 출장에 그쳤다.

1군에 등록된 일수는 22일에 불과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NC가 개막전을 치른 다음날인 4월 2일에 말소됐다. 6월 4일부터 10일간 1군에 있었지만 단 2경기서 한 타석에 나섰을 뿐 별 다른 활약이 없었다.

비록 1군 무대에서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이현곤은 항상 후배들과 함께 땀흘리며 선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현곤은 지난해 치러진 자신의 은퇴무대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현곤은 시즌 개막 전 2014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내렸었다.

그래서 지난해 9월 프로통산 1000번째 출장 경기가 자신이 서는 마지막 무대인 것도 알고 있었다.

이현곤은 "마지막 경기라는 걸 알고 나섰기 때문에 괜찮을 줄 알았는데 감정이 복받쳐 올라오는 걸 참지 못하겠더라"며 "은퇴 무대를 멋지게 만들어준 구단과 김경문 감독님께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곤은 자신의 은퇴경기였던 이날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연장 10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로 자신의 프로통산 마지막 타석을 보냈다.

12년간 프로선수로 활약한 이현곤은 통산타율 0.272, 23홈런, 267타점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타율 0.338, 153안타로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와 포스트시즌 우승도 경험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과 2009년 타율은 크게 떨어졌고, 2012년 KIA 유니폼을 입고서는 6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전성기 때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자 이현곤은 미련없이 은퇴를 결심했다.

그와 동기인 박한이(삼성), 박용택(LG), 최희섭, 김병현, 김민우(이하 KIA) 이재영(SK)이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소속 팀에서 주전으로 거론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현곤의 은퇴는 이른 감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현곤은 "동기들 중 많은 선수가 이미 은퇴했기 때문에 은퇴라는 단어가 생소하거나 어색하지는 않다"며 "KIA와 NC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프로선수로서 팀의 우승, 개인 타이틀도 따냈기 때문에 선수 시절은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신생팀 NC 유니폼을 입고 산전수전을 겪은 이현곤은 미국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약속했다.

"NC에서 팀이 첫 승을 기록할 때 과정이 너무 힘들었잖아요. 그래서 그 기억이 정말 오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미국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야구했던 추억을 품고 제2의 인생을 위해 노력할게요. 내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당당히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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