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한삼윤 창녕군 주민복지지원실장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복지를 실천하는 공무원이 있다. 지방서기관 한삼윤(59·사진) 창녕군 주민복지지원실장이다.

'내가 짓고 내가 받는다'라는 명쾌한 복지철학을 가진 그는 '발정시인(發政施仁)'이 아니라 '시인발정(施仁發政)'으로 모범을 보여준 세종대왕의 복지 정책이 오늘날 시대에 가장 걸맞은 복지 동향이라 말하고 있다. 즉 정치를 바로 세운 후 백성을 섬기는 것(發政施仁)이 아니라, 백성을 섬기는 것이 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施仁發政)보다 우선이라고 말한다.

넓게 보면 모든 업무가 복지 아닌 업무가 없겠지만, 복지를 실현하는 수단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고 정리해 준다. 그것은 바로 몸(身·행동)과 말(口)과 생각(意)이라는 도구다. 공직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민들에게는 하나같이 영향을 줄 수 있는 복지가 되는 것이다.

한삼윤 실장은 공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고 인상에 남는 일로 1980∼1990년대 내무(행정)과에 근무할 당시를 꼽는다. 10여 년 동안 내무과에 근무하면서 크고 작은 각종 행사에서 대담 업무를 도맡아 군정의 대변인역을 대과없이 수행해 군민에게 밝고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 왔다고 했다.

그때부터 창녕군 정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담의 달인', '복지(밝고 바른 소리)의 전도사'라는 닉네임이 계속 붙어다녔다. 특히 1998년부터 2000년 기획감사실 기획담당 주사 시절엔 창녕의 상징인 CI를 완성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창녕군의 이미지로 군민들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시키는 등 창녕의 비전과 정체성을 널리 선양시켜 나가고 있다.

생태관광과장 재직 때에는 제9차 우간다 람사르총회에 창녕군 대표로 참석해 세계 속의 우포를 홍보함으로써 제10차 람사르총회 경남 유치에 한 몫을 했으며, 따오기 복원과 우포늪 생명길 조성 등 우포늪을 한국의 생태관광 으뜸 명소로 우뚝 서게 하는 데 일조했다. 부곡온천 스포츠 파크 조성에 물꼬를 텄으며, 부곡에 대한민국온천대축전을 유치해 창녕관광의 명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한 보훈회관 건립과 아동, 여성, 장애인, 노인복지, 자활희망, 긴급복지, 자원봉사 등 수요자 중심의 복지로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써 왔다.

오늘의 복지는 맞춤형 복지로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사람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어루만져 주는, 함께해서 힘이 되는 생활복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구나 요즘에는 현장에서 수요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주민 밀착형으로 복지 장터 운영 등을 새로운 복지시책으로 내세워 시선을 끌고 있다.

행복도 불행도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 남이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이 불행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더 많다. 슈바이처 박사의 '행복명언'을 좌우명으로 삼는 그는 "복지는 차가운 머리로 하기보다 따뜻한 가슴으로 해야 하고, 혼자 하기보다 함께해야 한다"라는 짧은 마무리 말로 긴 여운을 남겼다. 그가 만들어가는 복지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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