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쓴 이성철 창원대 교수 인터뷰

이성철(사진) 교수는 지역문화사 측면을 강조했다. 경남이 한국 영화를 이끈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 자신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지난 10일 창원대에서 이 교수와 일문일답.

-강호 감독을 조사·연구한 계기는?

"지난해 '시와 자작나무'에서 미공보원 상남영화제작소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사를 연구하는 박영주 선생과 송창우 시인이 1920∼1930년대 강호 감독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알아보기 시작했고 제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강호 감독은 경남뿐만 아니라 영남지역 최초 영화감독이라 의미가 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우선 기초자료 조사에 힘썼다. 이승기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 관장이 쓴 <마산영화100년사>에 강호에 대한 언급이 잠깐 있다. 경남대에서 국문과 박사학위를 받은 이장열 씨가 권환에 대해 쓴 책 끝에 강호 부분을 따로 언급했다. 이를 기초자료로 활용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있었다. 영화사 자료에도 강호 감독에 대한 정보는 단편적이고 말하는 사람마다 언급이 달랐다. 여러 자료를 토대로 교차 검증·확인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노동문제 전문가로서 영화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1950년대 미공보원의 영화제작시설에 관한 조사 이후 이전 시대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전공이 노동인 만큼 강호 감독에 눈길이 갔다. 그가 만든 영화 2편이 농민운동, 노동운동을 주제로 담고 있다. 카프 영화가 나오기 이전까지 영화들은 신파극이나 애정통속물, 일제 선전영화가 주였다. 카프 영화인들은 최초로 당시 식민지 조선 민중들의 핍박한 생활을 말했다.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기점이다. 이러한 영화가 우리 지역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문화콘텐츠인지 알길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 계획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이번 논문과 상남영화제작소 논문을 묶은 책 <경남지역영화사>를 펴낼 계획이다. 1940년대를 제외한 1920∼1960년대를 훑는 지역 영화사가 된다. 앞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길 바란다. 사실 지역에서 음악인, 연극인 등 다른 문화인보다 영화인은 소외됐었다. 지역 영화사 연구 프로젝트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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