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내서 IC 논란 10년…이민희 푸른내서주민회 사무국장 인터뷰

2004년 개통 이후 지금까지 내서 IC(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 통행료를 둘러싼 논란은 불투명한 옛 마산시 행정에서 비롯한다.

"마산시와 도로공사가 내서 IC 설치 협약을 맺은 게 지난 2002년입니다. 개통 전 공청회에서 마산시가 통행료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지요. 개통을 5개월 앞두고 언론을 통해 내서 IC가 유료로 운영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민희(44) 푸른내서주민회 사무국장에게 내서 IC 문제는 10년 넘게 수없이 되풀이한 이야기다. 익숙하다 못해 이제는 지겹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주제다. 관련 단어 하나만 나와도 이어지는 답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서지역 주민 요구와 활동, 도로공사와 창원시 견해, 정치인 공약, 문제점과 반론 등 내서 IC 논란과 관련한 기억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그는 지난 2006∼2007년, 그리고 올해 1월부터 다시 푸른내서주민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유료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에서 당장 문제를 제기했지요. 하지만, 마산시도 도로공사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내서 IC에서 서마산 IC까지(5.3㎞) 800원을 내고 다니라는 것인데 주민 동의를 얻는 과정이 없었습니다. 막무가내 행정이었지요."

이민희 푸른내서주민회 사무국장에게 내서 IC 문제는 10년 넘게 수없이 되풀이한 이야기다. 익숙하다 못해 이제는 지겹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주제다. 당연히 내서지역 주민 요구와 활동, 도로공사와 창원시 견해, 정치인 공약, 문제점과 반론 등 내서 IC 논란과 관련한 기억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예나 지금이나 '막무가내 행정' 때문에 서러운 주민은 흔하다. 그렇다고 서러운 주민이 조직적으로 행정에 맞서는 일은 매우 드물다. 더군다나 단순 민원도 아니고 도로 통행료 문제다. 행정이 정하면 그대로 가는 것이고 불만이라 해봤자 고작 술자리 안주 정도에 머무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서지역 주민은 남다르게 야무진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2004년 4월 '내서 IC 통행료 무료화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합니다. 푸른내서주민회와 내서지역 아파트 운영위원회가 결합하지요. 서명을 받고 지역을 돌며 천막농성을 이어갑니다. 주민에게 현황을 알리고 서명을 받는 활동이 1∼2개월 정도 이어졌습니다. IC 개통 후 통행료를 내지 않고 지나가는 무력시위도 벌였지요."

통행료 무료화 서명에 참여한 주민이 1만 4000명을 넘는다. 2004년 12월 기준 내서읍 인구가 6만 9194명, 지역 모든 가구가 참여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한 번 귀를 닫은 마산시는 '무료화 불가' 답변만 내놓았다. 그나마 내서∼부산 구간 통행요금을 400∼500원 인하한 게 의미 있는 성과였다. 여전히 내서 IC∼서마산 IC 통행료 문제는 달라지는 게 없었다. 달라지기는커녕 2006년 내서 IC 통행료는 100원 오른다.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가 한꺼번에 올랐기 때문이라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컸다. 이는 2008년 2기 대책위원회 구성으로 이어진다. 위원회는 △도로공사·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항의 방문 △평등권 침해를 내용으로 한 헌법소원 △부당요금 징수 반환 행정소송 등으로 관련 기관을 압박한다. 그렇지만,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

"내서 IC 문제로 조직적인 주민 운동을 펼친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 2014년 지방선거 등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출마자에게 지역 주민 요구를 꾸준히 전달했지요."

주민들이 부당하다고 여기는 요금 체계는 여전히 그대로다. 지난 2006년 내서∼부산 구간 통행요금 조정 이후 주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는 없다. 하지만, 자생적인 주민 단체가 10년 넘게 조직해낸 목소리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았다. 이 지역이 기반인 정치인 가운데 내서 IC 문제를 외면할 수 있는 이는 없다. 공약에 반드시 언급해야 하고 주민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부당한 통행료 체계를 비판했던 목소리는 이제 공약 이행을 따지는 매서운 눈길로 바뀌고 있다. 이 변화 역시 오롯이 내서 주민이 일군 성과다.

"10년 넘게 묵은 논란입니다. 이제는 매듭지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서 주민을 배려하라는 게 아니라 부당한 요금 체계를 정상화하라는 것이지요. 안상수 창원시장, 안홍준 국회의원 그리고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이 있는 지금이 좋은 기회 아닐까요? 주민 역할은 지금까지 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내서 IC 통행료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 공을 지역 정치인이 누려도 괜찮습니다. 더 시간을 끌면 정말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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