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 진해파크랜드 산증인 진복수 씨-2011년 6월 3일 자

창원에 사는 많은 사람에게 추억을 안겨준 진해파크랜드. 아쉽게도 지난 2011년 6월 문을 닫으며 17년 역사를 마감했다.

경남도민일보는 당시 폐업을 앞둔 진해파크랜드를 찾아 한 사람을 만났다. 진해파크랜드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진복수(61·창원시 진해구) 씨다.

진 씨는 지난 1996년 입사한 이후 폐업 때까지 15년간 진해파크랜드와 함께했다. 운영난 속에서도 끝까지 함께한 이유에 대해 당시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한 번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가 저를 필요로 하는 한 끝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적성에 안 맞는다고 쉽게 사표를 던지는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더군요."

그러면서 진해파크랜드 운영업체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함께 일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진해파크랜드 자리에는 물놀이 시설인 '썬비치 워터파크'가 들어서 있다. 그는 여전히 이곳에서 일하고 있을까?

지난 2011년 5월 27일 진해파크랜드에서 만난 진복수 씨. /경남도민일보 DB

"회사에서 저를 필요로 하면 계속 남아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요, 당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퇴사했습니다. 회사라는 게 늘 자본이 돌아가야 사람도 필요로 하는데, 당시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던 거죠. 페업 후 놀이시설 기구를 싹 정리하는 일까지 마치고 나왔습니다."

그는 현재 창원시 진해구 어느 아파트관리소에서 관리기사로 일하고 있다. 진해파크랜드 시절 시설팀에서 일했으니 비슷한 계통의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당시에는 시설관리뿐만 아니라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 업무도 많이 봤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의 음성에는 친절함이 배어 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을 위한 한 마디도 잊지 않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또 3년 정도 됐는데, 이제 이곳이 제 마지막 직장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기 하는 일에 희망이 있고, 노후까지 보장 된다는 확신만 있으면 진득하게 붙잡고 해 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는 진해파크랜드가 자리했던 곳을 오면가면 한 번씩 보게 된다. 많은 사람에게는 행복한 나들이 기억이 스며있는 곳이고, 그에게는 40∼50대 시절 열정이 묻어있는 곳이다.

"지역에 놀이시설이 하나 정도 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많죠. 15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으니, 요즘도 가끔 그때 즐겁게 일하던 시절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3년 전 진해파크랜드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이 새삼 의미있게 다가온다.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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