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 돈 봉투 혐의 "정치적 음모"두둔…최종심까지 시정운영 종용 '시민 모독'

기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맹곤 김해시장(새정치민주연합)에게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자 새누리당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최근 공개적으로 '정치적 음모'라고 그를 비호했다.

야당 시장이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유죄를 선고받아 당선무효형이 됐으면 여당 도지사는 반색을 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홍 지사는 거꾸로 마치 야당 대표처럼 '정치적 음모'라고 발언하며 범법자가 된 김 시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게다가 홍 지사는 "(김 시장이) 대법원 판결 때까지 흔들림없는 시정운영을 해달라는 것도 포함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김해시민들이 아리송해 하는 사이, 김해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과 새누리당 김해당원협의회 당원 등 30여 명은 새누리당 경남도당을 항의 방문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김해의 정치상황이 너무 혼탁하기 때문에 맑아졌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홍 지사가 같은 당 김해시장 후보를 싫어하여 야당의 김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지, 진정으로 김해의 정치상황을 걱정하는지 정치인들의 꿍꿍이를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도깨비 장난 같은 '정치게임'에 김해시의 불행은 반복되고 있으며 김해시민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치게임의 진실은 궁금하지 않다. 추악한 정치게임의 폐해가 너무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소한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범법자가 시장, 군수로 행세하는 자치단체는 미래가 없다. 김해시는 부패자치단체로 전국 청렴도 조사에서 하위를 맴돌고 있을 정도로 부패 이미지를 못 벗어나고 있다. 전임 시장도 사법처리 됐고 현 시장도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을 정도다. 김 시장은 '돈을 주지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받은 기자는 '받았다'고 처벌을 감수하며 일관되게 진술했다. 더구나 김 시장 비서도 '돈을 줬다'고 고백했다. 앞으로 대법원 판결을 가더라도 이런 사실관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선거법을 위반하며 부정하게 시장이 된 자에게 도지사가 '정치적 음모' 운운하는 것은 청렴사회 구현에 역행하는 것이다.

둘째, 도지사가 시장의 범법행위를 차단하기는커녕 두둔할 때 지방정부의 부패, 비리는 악화되기 때문이다. 부정선거의 대명사, 돈선거를 행하여 시장직에 올랐고 사법부에서 유죄를 판단했다면 이를 존중해야 한다. 경남도지사는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의 투명성을 위해 행정지도를 해야 할 위치에 있다. 더구나 한때 검사생활을 한 홍 지사가 3심제도를 거론하며 대법원까지 가도록 종용하는 것은 부패한 김 시장에 대한 옹호를 넘어 김해시민에 대한 모독이다. 기자를 돈으로 매수하는 시장이 시장실에 앉아서 무슨 생각하고 있겠나.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부패는 국가를 망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김 시장이 선거를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부터 선거 전날까지 기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 기부행위를 한 것이 인정된다.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잃은 전력이 있는데도 다시 범행을 했다. 하급자인 이 전 실장에게 책임을 전가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 시장은 이미 국회의원 시절에도 선거법 위반으로 그 직을 잃은 전력을 거론했다. 한마디로 선거법 위반 상습범이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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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가 김해시장을 계속 하도록 독려하는 경남도지사의 발언은 김해시민의 이름으로 규탄받아야 한다. 김맹곤 씨는 더 이상 시장직을 더럽히지 말고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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