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장밋빛 미래 꿈꿨지만 이제는 골칫거리…사천 실안·비토섬, 함양 다곡리조트, 거제 장목 등 민자에 의존해 진척 없

관광진흥법에 따라 경남도와 시군이 추진하는 도내 대규모 관광지는 24곳이며 면적은 1200만㎡가 넘고, 사업비는 3조 3000억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진주 오목내관광단지를 비롯한 7곳은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사업비 대부분을 민자에 의존하면서 사업 진척을 더디게 하고 있다.

표류하는 도내 대표적인 관광지 개발사업은 함양의 다곡리조트, 진주오목내, 사천 실안 관광지와 비토 관광지, 거제 장목단지 등이 있다.

◇재공모 추진 사천 실안관광지, 해제절차 검토 중인 비토관광지 사업 = 사천시의 실안관광지 조성사업은 실안동 1245-1번지 일원 29만 2570㎡를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지난 2000년 관광지 고시 이후 6차례 걸쳐 민간투자자 공모를 했으나 업체가 나서지 않고 있다. 급기야 사천시는 소규모 부지 매각과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이는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승인을 받아 재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사천시 담당자는 "현재 진척이 없긴 하지만 바다케이블카 등 주변 여건이 바뀌면 투자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재공모에 나서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2009년 지정된 사천 비토관광지 조성사업은 민간투자자가 나서지 않아 최근에는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대신 비토섬 일대는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유원지로 지정해 펜션 등 소규모 개발이 가능한 방향으로 사업모델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2011년 6월 비토 관광지 조성계획이 경남도로부터 승인이 났지만 2년 이내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해 2013년 사업 착수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같은 해 8월 민간자본투자의향서 미제출로 중앙투융자 심사에서 반려됐다. 타당성 학술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났다. 송도근 사천시장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관광지 해제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퇴양난에 빠진 함양 다곡리조트 조성사업 = 함양 다곡리조트는 도와 함양군이 10년 넘게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이 불투명하다. 이 사업은 973만 2170㎡에 7200억 원을 들여 골프장, 스키장, 호텔, 콘도미니엄 등 관광휴양시설을 오는 2016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1995년부터 추진한 이 사업은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 2003년 도와 함양군이 민간투자업체인 '㈜도시와 사람들'과 투자협약을 체결, 지난 201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수차례 사업계획 변경과 시행업체 자금난 등으로 지연됐다. 2006년까지 사업예정부지 58%를 사들이고 설계용역에 360억 원을 투입한 이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사업 예정부지 마을 이주대책과 나머지 토지 매입, 사업시행 보증금 지급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함양군은 사업의 성사 여부에 대해 결정할 단계에 왔다며 사업 취소 절차에 들어갔지만 사업주가 '올해 1월부터 지역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조세 부담금 700억 원을 감면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겨 사업추진에 도움이 된다'며 사업 추진의사를 밝힘에 따라 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성사여부 알 수 없는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 = 정부의 남해안관광벨트사업으로 추진된 거제 해금강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도로와 주차장, 광장, 조경, 전기·통신시설 등 공공부문 시설공사를 준공했다. 22필지 3만 4795㎡를 일괄 분양했지만 11차례나 매각이 무산됐다. 시는 국가지정 문화재 주변의 현상변경 허용기준을 완화하고 이 지역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매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과는 여전히 좋지 않다.

거제 장목관광단지는 경남도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1996년부터 기반시설비 735억 원을 비롯해 총 2633억 원을 들여 콘도와 호텔, 웰빙센터 등을 조성키로 했으나 중단됐다.

이후 도와 사업자인 대우건설 간 이견으로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대우건설이 패소해 사업이행보증금 73억 5000만 원을 도에 내는 것으로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경남도는 현재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중이며, 거제시와 경남발전연구원 등과 협력해 민자사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해 웅동 글로벌테마파크와 연계해 개발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다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이다.

도내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표류하는 것에 대해 일선 시군 담당자들은 "사업마다 특성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민간자본에 의존하다 보니 진척이 없다. 경기침체의 원인도 있지만 대규모 관광단지 자체가 큰 메리트가 없으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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