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확산 차단 나섰지만철새 통제할 방법 없어 답답5일 현장 방역 준비도 미흡

주남저수지 철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도내에 비상이 걸렸다.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철새·야생조류를 통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지난달 28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채취한 야생 철새 시료 2건 중 청둥오리 시료에서 고병원성 AI(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행히 아직 AI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은 철새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경남도와 창원시는 긴급 방역 대책을 세우고 4일 오후부터 주남저수지 주변 방역에 들어갔다.

하지만 5일 오전 11시 30분께 주남저수지 현장엔 방역기 설치가 끝나지 않아 방역 차량이 이를 대신하고 있었다. 주 탐방로 자동차 입출구 2곳에서 방역 차량이 각각 한 대씩 운영되고 있었다. 간이방역기는 오후 늦게 설치가 끝나 가동이 될 상태였고, 완전 방역기는 다음날인 6일이 돼야 작동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일반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관광객 출입을 막고 있지도 않았다. 경남도 축산과 관계자는 "반경 10㎞ 내 90여 가금류 사육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과 함께 방역에 들어갔다"며 "주남저수지뿐만 아니라 창녕 우포늪도 포함해 관광객 출입을 원천 통제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스러가 검출된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5일 방역당국이 방역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창원시도 5일 긴급 방역대책을 내놓고 "주남저수지 진출입로 2곳에 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할 것"이라며 "방역 차량을 이용한 소독도 하루 4회씩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금류를 키우는 농민들은 뚜렷한 방법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이번에는 AI 바이러스가 철새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가축의 경우 전염병이 발생하면 이를 막고자 해당 농장은 물론 인근 농장까지 예방적 살처분, 격리, 약물치료를 하지만 움직임을 제한할 수 없는 야생 동물, 특히 철새는 차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근 주민들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 주남저수지 근처에서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AI 때문에 문을 닫고 쉬고 있다"며 "철새 도래지기 때문에 내가 생각해도 뾰족한 예방 대책이 없을 것 같다. 이 때문에 효과 없이 오히려 불편만 당하는 것은 아닌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불안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축사에 그물망을 설치, 철새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농가에 요청하고 있다"며 "야생 철새 움직임을 차단할 방법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병원성 AI는 지난해 1월 전북 고창에서 최초 발생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1월 14일에는 부산시 강서구 가금 농장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관련 농가와 당국을 긴장시켰다. 도는 또 지난달 23일 고성군 거류면 농장에서 키우던 오리에서 고병원성 AI(H5N8) 바이러스가 검출돼 해당 농장 오리 1만 4000마리를 살처분·매몰한 경험이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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