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건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세상, 생활 편리하겠지만 정말 바라던 일일까

사물인터넷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사물인터넷이 실현되면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꿈의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들 한다. 사물인터넷이 도대체 뭔데 이렇게 기대들을 하는 걸까?

알고 있는 것처럼 인터넷이란 전 세계의 컴퓨터가 서로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망이다. 거기에 컴퓨터가 아닌 다른 물건들을 연결하는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지금도 가전제품이나 가스레인지 같은 것을 인터넷에 연결하고 스마트폰으로 가스레인지를 끈다든지 보일러를 켠다든지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색이나 밝기를 제어할 수 있는 전구도 판매되고 있다.

이미 사물인터넷이 구성되어가고 있다는 말인데, 사물인터넷은 이 정도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물인터넷에서 추구하는 것은 모든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연결하여 제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물건들이 서로 통신하면서 알아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을 추구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사람도 연결 대상에 포함하려는 시도도 있다. 예를 들면 옷 속에 설치된 초소형 장치가 사람의 컨디션을 파악하여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알려준다든지 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에 사람까지 연결한 것을 '만물인터넷'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야말로 만물이 인터넷을 통해서 통신하게 되는 것이다.

IT 분야의 가장 앞서가는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미래에는 사람이 방에 들어가면 방에 있는 물건들이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여 자동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바탕에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은 보이지 않는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슈미트 회장의 말대로 되어간다면 사물인터넷은 엄청난 시장을 창출하게 된다. 모든 것이 연결돼 통신을 하려면 모든 물건에 센서와 통신을 위한 회로가 설치돼야 하므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고 엄청난 양의 장치가 사용될 것이다. 그리고 통신량이 늘어나면서 엄청난 양의 다양한 데이터가 빠른 속도로 오가게 되는데, 그 많은 데이터 중에 필요한 것을 골라내어 처리하는 빅데이터(big data) 처리 기술도 필요해진다.

그리고 지금도 인터넷상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정보 유출이나 보안의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지만 통신 보안을 업무로 하고 있는 회사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사물인터넷 관련 산업은 세상의 모든 물건이 대상이 되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새로운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도 이런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도 있다. 주차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도록 근처 주차장 어디가 비어있는지를 알려주는 것(물론 주차비 징수도 자동이다), 도시 전체의 쓰레기통에 어떤 쓰레기가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여 쓰레기 회수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 등이다.

더 미래에는 우리는 주위의 물건들이 자동으로 우리에게 맞춰 동작해주는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밥을 먹을 때 과식을 하지 않는지 젓가락이 알려주고 양치질할 때도 어디를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칫솔이 알려준다. 알람 시계는 교통량 정보를 받아서 출근에 걸릴 시간을 계산하여 그에 맞는 시간에 알람을 울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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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있는 옷은 항상 건강 상태를 체크하여 이상이 있으면 병원에 예약을 해준다. 신경 쓰고 있지 않아도 아기가 괜찮은지 아기의 옷이 알려준다. 그 외에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알아서 동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편리한 꿈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왜일까? 이런 미래가 정말 우리가 원하는 미래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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