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속 이인영·박지원 추격…도내 김두관계 인사들 이-박 진영 지원 활동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당 대표 선출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남지역 민심·당심의 향배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2월 8일 오후 1시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임기 2년의 새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당권에 도전장을 낸 후보는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세 사람.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25% 비율로 표 합산을 해 그 어느 때보다 '당심'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경남의 대의원 수는 666명이고 권리당원은 4675명이다. 당원만 봤을 때 호남(14만 5854명)이나 서울(3만 7503명)·경기(3만 935명) 등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영남의 대표주자를 꿈꾸는 후보(문재인)가 나선 만큼 선거 결과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다소 의외인 것은 경남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듯한 이인영·박지원 지지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백두현 통영·고성위원장과 조익래 사천·하동·남해위원장, 변광용 거제위원장은 이 후보를 돕고 있고, 김기운 창원의창위원장, 정해관(전 경남도당 정책실장) 전 경남노사모 대표 등은 박지원 쪽에 서 있다.

백두현 위원장은 "이인영은 우리 당의 세대교체와 혁신에 가장 걸맞은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박지원 당선을 돕는 것 아니냐는 사표론이 좀 힘들긴 하지만 경남 대의원 30% 이상 득표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을 공개 지지 선언한 정해관 전 대표는 "문재인은 계속 대선 주자로 남아주길 바랐다. 4월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가 돼도 걱정이고 떨어져도 걱정이다. 현재는 관리형 당 대표가 서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른바 '김두관계'의 선택도 흥미롭다. 김두관 전 도지사 개인은 특정후보 지지 표명을 하지 않은 가운데, 도내 김두관계 인사 대부분은 이인영-박지원 양 진영으로 갈려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앞서 백두현·변광용 위원장을 비롯해 홍순우 전 경남도지사 정무특보, 진광현 전 경남도당 정책실장(이상 이인영 지지)과 정해관 전 대표, 임근재 전 경남도지사 정책특보(이상 박지원 지지) 모두 김두관계로 분류된다.

김두관 전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초 서울에서 김두관 지지자 모임이 있었는데 뭔가 조직적인 입장을 결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만, 문재인보다는 다른 사람이 낫지 않으냐는 의견이 적지 않았고, 각자 개인 뜻에 따라 알아서 이인영-박지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물론 그래도 경남의 다수파는 문재인 진영이다. 이-박 양측 모두 문 후보가 60% 이상 가져갈 것이라는 데 이론을 달지 않고 있다. 남은 40% 정도를 놓고 두 진영이 치열한 세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나머지 지역위원장 다수는 문재인 쪽으로 보면 된다. 김경수(도당위원장) 김해을위원장, 송인배 양산위원장, 하귀남 창원마산회원위원장, 허성무 창원성산위원장, 김종길 창원진해위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도내 유일한 새정치민주연합 현역 국회의원인 민홍철(김해갑위원장) 의원도 마찬가지다. 민 의원은 경남도민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현역이다 보니 드러내놓고 누구를 지지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래도 김해지역 정서가 있지 않나. 그 정서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 문재인 대세론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송인배 위원장은 "향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누가 대표가 되어야 하는가 생각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국민적 지지가 높고 유권자에 호소력을 지닌 인물, 당의 혁신과 질적인 도약을 이끌 사람은 문재인밖에 없다. 특히 선거 승리에 반드시 필요한 영남에서 약진을 위해서라도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각 후보 진영의 최대 고민은 선거 분위기가 안 떠도 너무 안 뜨고 있다는 것이다.

정해관 전 대표는 "문재인 대세론 등 너무 빤한 결과가 예상되는 점이 큰 것 같다. 서민 증세 같은 각종 민생 쟁점에 대한 대안도 토론도 없고 계파 싸움만 부각되니 당원조차 관심이 적다"고 토로했다.

허성무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은 "문제는 '선수'다. 당원이 보기에 참신한 후보가 전혀 없다. 세 후보 중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강력한 혁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식상한 친노-비노 구도 재연과 호남 소외론까지 겹쳐 어느 당 대표 선거보다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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