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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예방접종만 하는 곳 아닙니다

[이런 공무원] 조충모 창원보건소 의학담당 주무관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15년 01월 28일 수요일

예방접종, 싼 진료비 그리고 요즘 같으면 금연?

보건소 하면 당장 떠오르는 단어다. 하지만, 조충모(50) 창원보건소 보건정책과 의학담당 주무관 이야기를 들으면 보건소 업무는 훨씬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의료 기능은 기본이고 시민 건강과 관련된 행정 전반을 보건소가 맡는다. 조 주무관은 의료 행정 가운데 약국 개설 인·허가, 의약품 도매상 인·허가, 마약류 취급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1992년 창원군 보건소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95년 도농 통합 이후 창원보건소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조 주무관은 물리치료를 전공했다. 전망이 밝은 것 같아 선택한 진로였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2년 정도 마산의료원에서 근무했다. 조 주무관이 맡은 주요 업무는 약국 개설 관련 인·허가다. 행정 업무인데 보건소 직원은 대부분 의료·행정업무를 병행한다고 보면 된다. 창원시가 추진하는 각종 건강 증진사업을 책임지는 주체도 보건소다. 금연, 체육사업, 비만 클리닉 등 각종 건강 증진사업 역시 보건소 일이다.

"간호직,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보건직, 행정직 등이 섞여 있습니다. 보통 보건소 직원은 의료업무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행정업무도 상당히 많습니다."

조충모 주무관이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조 주무관은 현재 업무를 맡기 전 3년 정도 암 검진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정부가 정한 5대 암인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유방암을 검진하고 치료비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자 대부분 정보에도 약합니다. 시에서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홍보하지만 수혜자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언론을 통해서도 홍보하지만 역시 매체를 접할 기회가 없는 분이 많습니다. 결국, 대상자에게 직접 알리는 방법뿐이지요."

이 같은 정부 지원사업을 몰랐다면 고스란히 환자 스스로 짊어져야 할 부담을 덜어주었던 일이고 수혜자가 나오는 만큼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하다. 반면, 약국 인·허가나 약품 취급 관련 업무는 사실상 관련 법을 적용하는 일인 만큼 민원도 많고 시비도 잦다. 민원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법 적용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불만이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판단해야 할 처지에서는 무리한 민원이 부담이다.

"제가 맡은 업무는 잘 처리하면 당연하고 민원인 뜻과 조금만 어긋나면 항상 시달리는 일입니다. 민원인 처지에서는 자기 사정만 해결해주면 좋겠지만, 법 테두리를 벗어나서 판단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욕을 먹는 일은 잦아도 뭐가 잘 돼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 일은 거의 없네요."

감기 기운만 있어도 대학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보건소 기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보건소가 다른 의료기관과 견줘 나은 점을 물었다.

"증세가 가벼우면서 자신이 잘 아는 질병은 보건소에 오면 저렴한 진료비로 빠르게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접종도 보건소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요. 보건소에서 취급하는 의약품이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진다는 오해도 있는데, 정말 오해일 뿐입니다. 전문적인 치료 기술이 필요한 병이 아니라면 보건소를 찾는 게 환자 처지에서도 훨씬 좋습니다."

역시 어려운 점은 민원이다. 사실 민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무리한 민원'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

"일반 병원에서는 드러내기 어려운 불만도 보건소에서는 대놓고 뭐라 합니다. 들어오면서 큰소리부터 치는 분도 있어요. 일반 병원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의사, 간호사가 아니라 공무원이라는 것이지요. 앞뒤 없이 안 되는 게 어딨느냐고 따지면 이에 대처하느라 다른 업무를 못 챙기는 일도 허다합니다.

답이 없는 민원을 들고 20∼30분씩 보건소를 휘젓고 가는 사람을 한 번 겪으면 그 후유증이 만만찮다.

보건소는 공공의료 일선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최소한 의료 혜택을 최대한으로 많은 사람에게 적용하는 게 무엇보다 큰 고민이다. 보건소 행정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 기본만 시민이 합의하고 배려한다면 조 주무관은 물론 보건소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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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 이승환 기자
  • 2017년 1월부터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일을 맡았습니다. 상담은 010-3593-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