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육료 개편안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보육현장에서 생겨나는 각종 폭력이나 비리 등이 일괄적으로 나라에서 지급되는 보육료 때문이라며 어릴 때 부모가 양육할 수 있도록 양육수당을 늘리거나 전업주부와 직장맘 사이에 보육료 차이를 둬서 전업주부는 집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가 양육하는 게 당연하다. 특히 어린 나이일수록 더더욱. 부모가 맞벌이다 보니 키울 형편이 안 되어서 보육시설에 맡겨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집에서 충분히 양육할 수 있음에도 보육료가 정부 지원되기 때문에 아주 어린 나이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는 건 솔직히 같은 엄마로서 좀 보기 안타깝다. 단순히 그 이유 때문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거라면 나 역시 다시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난 큰 아이를 4살 때 어린이집에 처음 보냈다. 어린이집 보내기 전, 3살인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 다들 한마디씩 했다. 어린이집 안 다니냐? 보내지 왜 안 보내냐고. 그 당시만 해도 보육료 전액지원에 양육수당은 안 나왔기 때문에 나처럼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엄마가 거의 없었다. 딸을 데리고 나가면 동네 놀이터에 아이들이 아무도 없어 매일 혼자 놀고. 4시가 다 되어 가면 그때 하나둘씩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차량에서 내리는 또래들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엄마들이 집에서 키우지 않고 보육시설에 보내는 데는 집안 상황보다는 정부지원금이 큰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정부는 양육비를 올리면 많은 부모가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물론 그럴 부모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린이집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난 양육수당·보육료 이렇게 따로 나눠서 지급하는 것보다 차라리 보육료라고 통합해서 어린이집이 아닌 각 가정에 지불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 돈으로 집에서 아이를 양육할 사람은 양육하고,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 형편이면 그 돈으로 보낼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보내더라도 반일이면 반일, 종일이면 종일 엄마가 선택해 신청하면 그 돈을 각 가정이 직접 받아 어린이집에 내는 방식으로 했으면 한다.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직접 보육료를 지급받다 보니 신청만 하면 무료니까 부모들은 내 돈이 아니라는 생각에 집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음에도 어린이집을 그냥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돈을 부모에게 주면 부모가 보낼지 말지 선택할 수 있고, 보내게 되면 얼마나 보낼지 시간도 정하게 해서 그 여건에 맞게 차등적으로 돈을 지불하면 지원금 낭비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 현 시스템은 원으로 돈이 지원된다. 시설로 바로 지원되던 그 돈을 가정으로 차등 지원하고 전문 보육교사 양성과 열악한 보육교사 월급을 인상하는 데 쓴다면 좀 더 어린이집 현장이 윤택해지고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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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보육은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어린이집 지원금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이뤄진 것인 만큼 제대로 된 영유아 보육이 이뤄지도록 지금부터라도 허투루 쓰이지 않게 바른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김성애(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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