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라온건설 손효영 대표

지난 몇 년간 건설사의 2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해외 수주 경쟁이 심화하면서 건설사는 2세 경영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1986년 마산에서 ㈜서광으로 출발한 라온건설㈜은 지난해 10월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손효영(35) 대표이사는 손천수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보통이면 회사에서 대리나 과장 직함을 달고 있을 30대에 대표이사 직함은 다소 파격적이다.

대표이사 취임 100일을 넘긴 손효영 대표를 만났다. 대한한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있던 터라 '젊은 2세 경영인'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 손 대표는 '신중'과 '느리게'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함을 잃지 않는 손 대표는 돈을 잘 버는 사업가보다 한 분야에서 묵묵히 인정받는 장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라온건설은 마산 양덕동 서광빌라 50가구 준공을 첫 사업으로 30년간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4년 라온건설로 상호변경 후 라온프라이빗 아파트까지 2만 3000여 가구 주택을 공급한 지역 대표 중견 건설사로 꼽힌다. 매년 관급공사로 500억 원 정도 교량·도로·항만 등 토목공사와 시설물 공사를 진행해 왔고 라온골프리조트, 라온승마클럽, 라온목장 등 레저 분야까지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손 대표는 지난해 '경상남도 자랑스런 건설인상'을 받기도 했다.

▲ 라온건설 손효영 대표./김구연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손 대표는 "최근 라온건설, 라온산업개발, 라온토건 건설 3사가 약 1000억~2000억 원 사이의 매출을 올렸는데 매년 매출이 들쭉날쭉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부터는 박리다매로 매출과 원가를 잡는 전략을 펼칠까 한다. 체계적인 조직이 결국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밑그림을 완성했고 사업이 시작되는 올해부터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 잇단 흥행…비결은 '라온' = 라온은 순우리말로 '즐겁다'라는 뜻이다. ㈜서광에서 골프클럽 등 레저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레저·건설 사업과 어울리는 사명을 찾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라온건설에 즐거운 일은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많은 건설업체가 부도로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라온건설은 934실 대규모 리조트타운인 라온프라이빗타운을 제주도에 설립해 100% 분양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라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라온건설은 사업비 약 5000억 원 규모의 제주 라온프라이빗타운 사업으로 잠시 주춤했던 주택사업을 2013년 재개했다. 지난해 6월 분양한 대구 범어라온프라이빗 아파트는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에서 분양된 단지 중 프리미엄이 가장 많이 붙은 아파트 1위로 선정됐다. 분양 당시에도 118가구 모집에 1만 3000여 명이 접수하는 등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주택사업에 몰두해 세종, 보령, 경기도 광주, 수원, 남양주, 대구, 진주, 제주 등에 약 5000 가구 주택을 준비하고 있다.

손 대표는 "팀장 14명 평균 나이가 38세고 희생을 감수하는 열정적인 직원이 많다. 아파트 위치로 보나 상품으로 보나 충분했음에도 좀 더 좋게 만들자, 입주자들에게 좀 더 즐거움을 주자는 의견이 많아 이를 적극 반영한 게 흥행 비결"이라고 말했다.

◇젊다고 애송인가요? 남보다 일찍 사업을 시작할 뿐이죠 = 젊은 경영자를 보는 주위 시선은 어떨까?

손 대표는 10년 전부터 회사 일에 몸담고 있어 직원들과 소통은 자신한다. 하지만 건설사 대표모임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현재 건설사 대표는 40~50대가 많다 보니 사업 얘기만 나오면 30대인 손 대표를 애송이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은 것이다.

손 대표는 "건설사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위기 때 절망에 빠져 문제 해결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본다. 또 사업이 잘될 때는 한쪽으로만 치우쳐 무리하게 확장하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른 사업을 통한 장기계획이 필요하다. 다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건설은 올해 주택사업에 주력하며 해외사업에도 적극 도전해 볼 생각이다. 작년부터 주기적으로 동남아 일대에 시장분석을 다니며 처음부터 큰 프로젝트보다 작은 것부터 서서히 시작해 인지도를 높여가고자 한다.

제주 프라이빗타운, 더마파크, 골프장 등 레저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5년에는 라온프라이빗타운 2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비양도 케이블카 등 레저분야의 다양한 도전도 계속된다.

손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라온건설 직원뿐만 아니라 미래 건설회사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건설에서 기초 공사가 중요하듯 젊을수록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딛기를 조언했다.

▶인터뷰 전문은 <피플파워> 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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