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삼성전자서비스센터 노조, 숙련자 많고 노하우 전수 앞장…잇단 폐업·탄압에 소비자 피해 우려

삼성전자서비스가 잇단 폐업으로 숙련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쫓아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삼성 제품을 쓰는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번에 폐업한 마산센터는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중에서도 '기술의 마산'으로 그 이름이 높았다. 이곳 수리기사들은 신입 5~6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원 모두 10년 차 이상 베테랑이다. 20년 이상만 6명이었다. 덕분에 이곳은 생활가전부터 산업용 전자제품까지 전천후 수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폐업으로 이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삼성 제품을 쓰는 마산지역민들 입장에서 큰 손해일 수밖에 없다.

반면 창원센터는 경력이 오래된 수리 기사들이 노동조합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지 않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수리 기사들을 '셀'(Cell·세포) 단위로 관리한다. 선임급이 셀장을 맡고 밑에 몇몇 후배 기사들이 공동운명체로 일하는 구조다. 한데 삼성의 노무 관리 원칙은 노동자 개별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 탓에 개인 실적에 따라 주는 인센티브는 중요한 일감을 많이 맡는 선임에게 몰린다. 결국, 선임급이 이를 독식하는 구조가 된다. 어떤 센터는 인센티브를 받은 선임들이 돈을 다 걷어 다시 후배 기사들에게 재분배하기도 하지만 쉽지 않다. 당장 건사할 식구들 생각에 선뜻 분배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삼성전자서비스는 수리 기사들 사이에 기술 교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한데 노조가 이런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 협업과 교류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들은 온라인 내부 연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리 의견을 묻는다. 후임 조합원이 어떤 제품 수리 방법을 물으면 선임 조합원 여러 명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는 이전에 없던 일로, 노조가 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것이다.

또한 2013년 삼성이 컴퓨터 수리 때 A급 정품 부품이 아닌 R급 재생 부품을 사용하면서도 정품 값을 받고 수리해 준 비위 사실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력으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수 있었다. 이렇듯 삼성, 삼성 제품 사용자, 그리고 사회가 더욱 투명해지는 데 삼성전자서비스노조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