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그리고 1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의미 있게 출발하기 위해 송년회와 신년회가 이곳 저곳에서 열리는 시기이다. 이러한 송년회와 신년회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사도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빈 필하모니의 신년음악회일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관현악단인 빈 필하모니 관현악단이 매년 12월 31일과 1월 1일 정오 빈 음악협회 황금홀에서 개최하는 음악회로, 정식 명칭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이다.

음악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오늘날의 연주회로 정립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39년 12월 31일 클레멘스 크라우스의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특집으로 꾸민 마티네 콘체르트(낮 음악회)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1940년 12월 31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작품들로 짜인 공연을 개최했으며, 이 공연은 바로 다음 날인 1941년 1월 1일에도 반복되면서 첫 번째 빈 신년음악회로 기록되고 있다.

음악회는 전쟁 중에도 계속 개최됐으며, 종전 후에는 공연 실황이 라디오와 텔레비전으로 전 세계에 중계되면서 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7년부터는 해마다 세계적인 지휘자를 초빙, 매년 어느 지휘자가 지휘를 하느냐가 음악계 이슈가 되기도 한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의 성공은 이후 많은 악단들에 의하여 벤치마킹되고 있으며, 세계의 거의 모든 악단들이 나름대로의 신년음악회를 통해 지역색 있는 송년 및 신년회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각 시의 시립예술단에 있어 송년음악회와 신년음악회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아직 신년음악회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시향의 상임지휘자의 공백은 길어지고 지난해부터 간간이 들려왔던 좋지 못한 소식들은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론 등에 의해 들려오는 소식들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얼마 전 타 지역 음악인의 초청으로 그 지역 음악회를 다녀왔다. 많은 청중과 단원들의 열연, 그에 화답하는 박수는 그 지역의 2015년을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참으로 부러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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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우리 지역 시립예술단도 제자리를 찾아 지역 문화예술계를 선도할 수 있는 그런 단체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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